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0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0.25%포인트 내렸다. 지난 9월 이후 석 달 연속 인하다. 한국(연 2.5%)과 금리 차이는 1.25%포인트(상단 기준)로 좁혀졌다. 연준은 “최근 몇 달간 고용 측면의 하방 리스크가 증가했다고 판단한다”고 금리 인하 이유를 밝혔다.
점도표의 예측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연준은 목표치(2%)를 상회하는 인플레이션과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글로벌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를 했지만, 최근 식어 가는 노동시장에 방점을 두고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을 했다. 연준은 “올해 들어 고용 증가세는 둔화됐고 실업률은 9월까지 소폭 상승했다”면서 “보다 최근 지표도 이런 흐름과 일치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9월 실업률은 4.4%로 예상보다 높았다.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점도표를 통해 내년 금리 수준을 어떻게 예측하는지에 모아졌다. 점도표(點圖表·dot plot)는 연준 위원 19명이 익명으로 자신이 전망한 향후 금리 수준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다. 연준이 1년에 네 번, 분기마다 발표한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내년 말까지 한 차례(0.25%포인트) 인하를 가리켜 지난 9월과 동일했다.
내년 금리 전망을 두고는 의견 차가 컸다. 연준 위원 19명 중 7명은 내년에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예측했고, 한 차례 인하를 주장한 위원은 4명이었다. 뉴욕타임스는 “높은 실업률의 위험에 더 주목해야 하는지 아니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의 위험에 더 주목해야 하는지를 두고 견해가 갈렸다”고 했다.
분열된 연준
이날 연준은 시장의 예측대로 금리 인하를 결정했지만 극심하게 분열되어 있다는 점이 명확히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연준은 만장일치로 금리를 결정하는데, 지난 7월 이후로 부쩍 엇갈린 의견이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과 차기 연준 의장을 향한 경쟁 등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날도 금리 결정에 참여한 연준 위원 12명(연준 이사 7명과 연방준비은행 총재 5명) 중 세 명의 이견이 있었다. 트럼프의 측근으로 불리는 스티븐 미란 이사는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했고, 제프리 슈미트 캔자스시티 연준 총재, 오스틴 굴즈비 시카고 연은 총재 등 두 명은 금리 동결을 주장했다.
내년에는 금리 예측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금리 인하 신중론자인 파월 의장은 내년 5월 의장직을 내려놓는다. 트럼프가 새로 임명하는 의장은 금리 인하를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등 긴축 정책을 선호하는 인사들이 내년 새롭게 투표권을 갖게 되기 때문에 회의에서 치열한 설전이 오고 갈 수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