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케빈 워시 전 연준를 상대로 최종 면접을 한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5월 임기를 시작하게 되는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후보에 대한 최종 면접에 나선다. 케빈 해싯(63)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사실상 낙점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마지막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레이스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끝까지 자신이 주도권을 쥐고 가는 리얼리티쇼 형식을 즐기는 트럼프의 성향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 트럼프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이날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와 만난다고 전했다. 최근 베선트는 11명의 후보군에 대해 그동안 1, 2차 면접을 진행해 4명의 최종 후보군을 정했고 이를 트럼프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명단에는 해싯과 워시가 포함됐고,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미셸 보우먼 연준 감독 부의장, 릭 리더 블랙록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 중 두 명이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트럼프와 다음 주 한 차례 더 인터뷰를 한 뒤 내년 1월 초 차기 의장을 지명한다.

최종 면접을 진행하지만 여전히 월가에서는 해싯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보고 있다. FT에 따르면 해싯은 최근 베선트에게 2028년 1월에 종료되는 제롬 파월 현 연준 이사의 이사직을 원한다고 제안했다. 연준 의장은 연준 이사회 이사 중에서 임명될 수 있다. 해싯이 의장이 되려면 먼저 연준 이사가 되어야 하는데, 파월 자리에 들어가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이다. 다만 파월은 아직까지 연준 의장을 마친 뒤 남은 이사 임기를 계속 수행할지 여부를 밝힌 바 없다. 만약 해싯의 바람대로 된다면 2028년 1월에 트럼프는 새로 연준 의장을 지명할 수 있다. 이 자리에는 베선트 장관이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오른쪽). /EPA 연합뉴스

시장에서는 해싯이 의장이 될 경우에 대한 셈법이 복잡하다. 일단 그는 트럼프의 뜻대로 기준금리 인하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침해한다는 지적과 함께 금리가 지나치게 낮아질 경우 또다시 인플레이션이 올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미 장기채인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계속 오르는 등 국채 시장이 흔들리는 것도 이 영향을 받았다. 이 같은 우려를 인식한 해싯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행사에서 “나는 여전히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여지가 있다고 보지만 연준 의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경제 데이터를 보고 정치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라며 톤을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