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취임을 앞둔 조란 맘다니(민주당) 미국 뉴욕시장 당선인이 노숙인 야영지 단속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은 그동안 거리에 불법 텐트를 치는 등 노숙 행위를 강력히 단속해 왔는데, 이 정책을 폐기하겠다는 것이다.
맘다니는 최근 언론에 “노숙 중인 뉴욕 시민들을 주거 공간으로 연결해 주지 못한다면 (어떤 정책도) 성공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뉴욕은 미국 내 대표적인 진보 성향 도시지만 오리건주 포틀랜드나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처럼 도심에 노숙인 텐트촌이 형성돼 있지는 않다. 거리에 노숙인 야영지를 허용하지 않는 오랜 관행 때문이었다.
빌 드블라지오(재임 2014~2021) 시장 시절 집중적인 단속이 이뤄졌고, 뉴욕 경찰 출신인 에릭 애덤스 현 시장은 경찰을 텐트촌 철거 작전 최일선에 투입하는 강경책을 펼쳤다. CBS에 따르면 뉴욕 경찰은 올해 1~11월 노숙인 야영지 3676곳을 단속해 2046곳을 정리했다. 노숙인들이 몰려들던 맨해튼 톰킨스 스퀘어 공원 등에서도 더 이상 텐트촌을 찾아보기 어렵다.
2022년엔 뉴욕 경찰, 시 위생국, 노숙자 서비스국으로 이뤄진 단속 팀이 거리에 나가 노숙인의 텐트, 매트리스 등을 현장에서 바로 쓰레기차 압축기에 넣어 폐기하는 장면이 공개돼 “지나치게 강압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일부 노숙자는 지난해 “당국의 강압적인 철거로 피해를 봤다”며 시를 상대로 소송을 내기도 했다.
문제는 철거된 야영지의 노숙인이 쉼터 등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다시 거리로 나온다는 점이다. 쉼터의 노숙인들을 새 거주지에 정착시킬 시 예산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병의 원인이 아니라 증상만 치료하려 한다”는 비판을 해왔다.
맘다니는 경찰 등 공권력보다 사회복지사를 비롯해 훈련받은 전문가를 고용해 노숙인들을 설득하고 정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들에게 주택을 제공할 구체적 방안을 밝히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포스트는 “추상적인 생각으로 추진되는 아마추어적 약속”이라면서 “노숙자 캠프가 도시 전체로 퍼져 곪아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