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올해 곰에게 공격당해 숨지거나 다친 사람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6일 일본 환경성은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 곰의 습격에 의한 사망자가 13명, 부상자가 217명으로 총 230건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종전 최다였던 2023년의 연간 피해자 수 219명을 넘어선 수준이다. 특히 사망자 수는 2023년(6명)의 2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곰 포획 건수 역시 9867마리로, 역시 2023년의 9276마리를 넘어 역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일본 동북부 도호쿠 지방에 인명 피해가 집중됐다. 아키타현(66명)·이와테현(37명)·후쿠시마현(24명)·니가타현(17명) 등 전체 피해자의 3분의 2가 이 지역에서 나왔다.
일본에는 북부 홋카이도에 불곰이 살고, 혼슈(본섬) 전역에 반달가슴곰이 서식한다. 올해 인명 피해의 97%는 반달가슴곰에 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반달가슴곰이 산이나 숲 등 기존 서식지를 벗어나 도심이나 주택가 등 인간 생활 권역까지 침투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지난 10월 이와테현 기타가미시에서는 온천 노천탕 청소를 하던 60세 남성이 곰에게 습격당해 행방불명됐다가 다음 날 인근 산속에서 시신으로 발견되기도 했다. 아사히신문은 올해 곰의 습격으로 숨지거나 다친 사람 중 66%가 시내나 논밭과 같은 주민 생활권에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 영향으로 곰의 주식인 너도밤나무 열매 등이 흉작을 맞은 탓에 먹이를 구하지 못한 곰들이 민가까지 내려오는 사례가 잦아졌다고 분석한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완충 지대’ 역할을 하는 산림 인접 지역이 방치되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교도통신은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곰 개체 수를 조절할 수 있는 수렵 인력도 줄어드는 추세”라고 짚었다.
인명 피해가 급증하자 일본 정부는 지난달 각의에서 통과된 추가경정예산에 ‘곰 대책’ 명목으로 34억엔(약 323억원)을 반영했다. 예산안에는 은퇴한 경찰과 자위대 출신 인력을 ‘무장 포획 인력’으로 재편성하고, 지자체용 포획 장비 및 드론 감시 체계를 지원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