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외부 환경이 어떻게 변해도 중·프는 대국으로서의 전략적 안목과 독립·자주 정신을 견지해야 한다”고 했다. 마크롱은 “프랑스는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며 ‘하나의 중국’ 정책을 확고히 준수한다”고 밝혔다. 마크롱의 이번 방중은 재임 이후 네 번째이고, 지난해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아 시진핑이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것에 대한 답방이다. 중국과 서방의 대립, 우크라이나 전쟁 해법을 둘러싼 혼란 속에서 중국과 프랑스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며 경제·외교 공간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은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마크롱과 가진 회담에서 “중국은 프랑스의 우수한 제품을 더 많이 수입할 용의가 있으며, 더 많은 프랑스 기업이 중국에서 발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항공·우주·원자력 등 전통 협력 분야를 공고히 하고, 녹색경제·디지털경제·바이오·AI(인공지능)·신에너지 등 신흥 분야의 협력 잠재력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은 공급망·산업망 문제도 언급하며 “중국·유럽 관계는 지난 50년간의 교류·협력 속에서 상호 이익을 창출하며 서로에게 중요한 성과를 남겼다”면서 “디커플링과 단절은 자신을 고립시키는 길일 뿐”이라고 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마크롱은 “프랑스는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며 하나의 중국 정책을 확고히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일본이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중국을 두둔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은 마크롱과 동행한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일본이 대만 문제를 빌미로 문제를 일으켜 역사적 잘못을 반복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프랑스가 중국의 정당한 입장을 계속해서 이해하고 지지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중·프 정상은 가자지구 재건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시진핑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중국은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지지하며 각국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공정하고 지속적이며 모든 당사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구속력 있는 평화 합의에 이르기를 희망한다”며 “중국은 위기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 계속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며, 동시에 무책임한 책임 떠넘기기나 비방 행위에 단호히 반대할 것”이라고 했다.
시진핑은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팔레스타인에 1억달러를 지원해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완화하고 복구·재건을 돕겠다”고 했다. 양국 정상은 원자력·농식품·교육·생태환경 등 분야의 협력 문서에도 서명했다.
이날 회담 전에는 시진핑과 부인 펑리위안이 인민대회당에서 마크롱 부부를 위한 환영식을 열었고, 정오에는 양국 정상 부부가 인민대회당 금색홀에서 환영 연회에 함께 했다. 마크롱 부부는 5일에는 쓰촨성 청두로 이동해 쓰촨대학교 학생들과도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