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운행 도중 안전벨트가 풀린 소녀를 붙잡고 있는 앞자리 부부./ 엑스(X·옛 트위터)

미국의 한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 운행 도중 안전벨트가 풀리는 돌발 사고가 발생했으나, 앞자리 탑승객이 추락을 막은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 있는 ‘월드 오브 펀(world of fun)’ 놀이공원에서 10대 소녀가 타고 있던 롤러코스터 ‘맘마’의 안전벨트가 풀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이 롤러코스터는 60m 높이의 첫 번째 언덕을 오르고 있었다.

앞 좌석에 타고 있던 크리스 에빈스(44)와 캐시 에빈스(33) 부부는 뒷자리 소녀의 비명을 듣고 신속히 상황을 파악했다.

아내 캐시는 “남편 뒤에 앉아 있던 한 소녀가 ‘안전벨트가 풀렸다’는 비명을 질렀다”며 “(뒤를 보니) 안전벨트가 소녀의 한발 치 앞에 있었다”고 했다.

부부는 소녀가 좌석에서 추락하지 않도록 롤러코스터가 멈출 때까지 소녀를 온 힘을 다해 붙잡았다. 놀이공원 측 설명에 따르면 이 롤러코스터는 급강하 시 시속 121㎞까지 가속한다.

부부는 겁먹은 소녀를 안심시켰다고 한다. 응급구조사로 근무했던 경력이 있는 남편 크리스는 당시 소녀에게 “우리가 널 붙잡았단다. 이겨낼 수 있어. 조금만 견뎌”라고 말했다고 WP에 전했다.

이들의 필사적인 모습은 탑승객들의 표정을 찍는 순간 카메라에 그대로 포착됐다. 사진을 보면 아내는 돌아서서 오른팔로 소녀의 다리를 붙잡고, 남편은 왼팔로 소녀의 왼팔을 감싸안은 모습이다.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 있는 '월드 오브 펀(world of fun)'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 '맘마'./월드 오브 펀 홈페이지

다행히 부부와 소녀는 무사히 탑승구에 도착했고, 사고 내용을 공원 측에 알렸다.

공원 측은 문제의 롤러코스터 운행을 일시 중단하고 정밀 점검에 들어갔다. 이후 미주리주 공공안전부 조사 결과 롤러코스터에 설치된 36개 안전벨트 중 약 20개가 불량으로 교체 대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소식이 전해지자 에빈스 부부는 온라인상에서 ‘영웅’이 됐다. 이 같은 반응에 크리스는 “도울 수 있어 다행이지만, 그런 상황이 생겼다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아울러 부부는 놀이기구 안전 점검 결과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WP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