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검찰이 캄보디아의 악명 높은 스캠(사기) 범죄 배후로 알려진 ‘프린스그룹’의 대만 거점에 대한 강제 수사에 나선 가운데, 피의자가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대만 중앙통신사(CNA)와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프린스그룹이 자금세탁과 사기, 온라인 도박 등을 위해 설립한 대만 거점과 관련된 이들이 지난 4일 검찰에 무더기로 체포됐지만, 일부는 보석 허가를 받았다.
보석 허가를 받은 9명 중 프린스그룹 천즈(陳志·39) 회장의 최측근인 리톈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비서 류춘위는 보석금 15만대만달러(약 700만원)를 내고 풀려났다.
이 과정에서 류춘위가 검찰에서 환하게 웃으면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서는 모습이 대만 온라인 뉴스 채널 중톈(中天·CTI) 등에 의해 포착됐다. 현지 매체는 “헐렁한 셔츠와 가슴이 드러난 상의를 입은 류춘위는 지방 검찰청을 떠날 때 편안해 보였고 미소를 지었다”고 전했다.
온라인에서는 공분이 일었다. 네티즌들은 반성의 기미가 없어 보이는 그의 태도와 그가 풀려나는 데 보석금이 700만원밖에 들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얼마나 많은 이의 가족이 무너졌는데 저렇게 웃고 있나” “45억대만달러(약 2000억원)의 범죄 수익에도 보석금은 겨우 700만원” 등의 반응을 보였다.
금융계 유명 평론가도 “조직원 전체가 범죄에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판사가 비서의 혐의가 경미하다고 판단해 해외 도피 군인의 보석금인 30만대만달러(약 1400만원)보다 적은 보석금을 책정했을 수 있지만, 이는 사회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에서 사기와 인신매매 등을 벌이다 미국과 영국의 제재를 받은 조직이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14일 프린스그룹을 ‘초국가적 범죄 조직’으로 규정, 146건의 제재를 시행하고 천즈를 온라인 금융 사기와 자금 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영국 정부도 프린스그룹과 천즈, 관련 기업들을 제재하고 런던의 1200만파운드(약 230억원)짜리 저택과 1억파운드(약 1900억원)짜리 사무용 건물, 아파트 17채 등 관련 자산을 동결했다.
대만 타이베이 지방검찰도 최근 프린스그룹과 천즈 회장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프린스그룹이 대만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구입한 호화 주택 11채 등 부동산과 대만 랜드마크 빌딩 타이베이101의 15층과 49층에 사무실이 있는 회사인 톈쉬 등 관련 기업 12사에 대한 강제 수사가 진행됐다.
수사 당국은 지난 4일 관련 장소 압수수색을 진행해 25명을 체포했다. 체포된 이 중 대만 거점의 핵심 간부인 왕위탕 등 5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또 압수수색 과정에서 고급 차량 26대와 거액의 잔액이 있는 은행 통장 60여 개 등 총 45억2766만대만달러(약 2117억원)를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들은 미국의 제재 조치 발표 이후 롤스로이스,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 등 고가 차량의 명의를 이전하고 밤새 위치를 옮기려고 했으나 수사 당국에 의해 사전에 차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