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미국 뉴욕 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조란 맘다니 후보가 승리하면서 지구촌 양대 금융 수도의 시장직을 남아시아계 무슬림이 석권하게 됐다. 영국 런던에서는 파키스탄계 변호사인 사디크 칸(55·노동당) 시장이 2016년부터 3연임 중이다. 칸은 4일 맘다니의 승리가 확정되자 자신의 X에 “뉴욕 시민들이 희망과 두려움 사이의 분명한 선택에서 런던처럼 ‘희망’을 택했다”며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
칸은 선거 전날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우리 둘은 이민자 커뮤니티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도시가 직면한 불평등에 맞서 싸운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맘다니의 승리를 기원했다. 두 사람은 비슷한 인종·종교적 배경을 가졌고, 양당제 중 진보 정당에 소속됐다는 공통점도 있다. 그러나 살아온 궤적에는 차이가 있다. 버스 운전사 아버지와 재봉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인권 변호사를 거쳐 3선 시장에 오른 칸이 ‘흙수저’ 출신인 반면, 맘다니는 스타 경제학자·영화감독 부부에게서 태어난 ‘금수저’다.
두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격 대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앞서 트럼프가 대선 출마 1년 전인 2015년 무슬림 입국 금지 공약을 발표하자 런던 시장 출마를 준비하던 칸이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시작된 두 사람의 악연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9월 유엔 총회 연설에서 유럽의 불법 이민자 문제를 거론하면서 “런던에는 끔찍한 시장이 있고, 그들은 이슬람 율법을 들여오려고 한다”며 칸을 겨냥했다. 트럼프는 뉴욕 시장 선거에서도 맘다니를 급진적인 공산주의자라고 부르면서 민주당 소속으로 뉴욕 주지사를 지낸 앤드루 쿠오모를 공개 지지했다. 이에 따라 무슬림 이민자에 반(反)트럼프 성향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칸과 맘다니가 더욱 뭉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