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초저가 이커머스 플랫폼 쉬인이 아동을 연상시키는 성인용 리얼돌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프랑스 당국의 강력한 제재 위기에 몰렸다. 프랑스 정부는 리얼돌 판매를 두고 “불법적이고 혐오스러운 행위”라며 재발 시 자국 내 서비스 금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3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프랑스 소비자보호 당국은 최근 쉬인이 리얼돌 상품을 웹사이트에서 판매한 사실을 확인해 검찰에 고발했다. 인형은 약 80㎝에 달하는 여자아이가 곰 인형을 든 형태로, 상품 설명에는 ‘성인용’, ‘사실적 구조’ 등의 문구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쉬인은 “문제가 된 인형은 확인 직후 삭제됐다”며 “해당 제품은 외부 판매자가 마켓플레이스에 등록한 상품으로, 내부 심사 절차를 어떻게 우회했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탕 쉬인 회장 또한 “이번 일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신속하고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당국은 강경한 입장이다.
롤랑 레스퀴르 재무부 장관은 TV 인터뷰에 출연해 “이 끔찍한 물건들은 불법”이라며 “비슷한 행태가 반복된다면 쉬인의 프랑스 시장 접근을 금지할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쉬인이 5일 파리 중심가에 소재한 BHV 마레 백화점(BHV Marais)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기 직전 촉발돼 파장을 키우고 있다. 앞서 BHV 마레는 젊은 고객층 유입을 위해 쉬인 입점을 추진했으나, 입점 확정 발표 직후 파리 시 당국과 브랜드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바 있다.
파리 시청 맞은편에 위치한 이 백화점은 1850년대 설립, 긴 역사를 자랑하며 ‘파리지앵을 위한 마지막 백화점’으로 여겨진다.
쉬인 입점이 확정되자 수십 곳의 프랑스 브랜드 매장들은 BHV 마레 내 입점 계약을 철회했으며, 직원들은 매장 앞에서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발 브랜드 오다제의 기욤 알캉 입점은 파리 사람들에게 모욕으로 느껴진다”고 밝히는가 하면, 업사이클링 가방 브랜드 리브 드루아트의 야스민 오키에 뷔롱 창업자 역시 “쉬인 입점은 계약금 미지급 문제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며 입점 철회를 선언한 바 있다.
다만 BHV 마레를 운영하는 SGM은 예정대로 쉬인 매장 오픈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프레데릭 멀랭 SGM 대표는 논란은 유감스럽지만 정치적 올바름에 휘둘리지는 않겠다”며 “쉬인이 직접 제작한 의류만 판매하며, 유럽 및 프랑스 규정을 철저히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각국이 중국산 초저가 제품 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장벽을 구축, 800달러 미만 소액 소포에 대한 면세 혜택을 폐지하자, 중국 플랫폼들은 미국 대신 유럽 시장으로 시선을 돌린 바 있다. 테무, 틱톡숍, 조이바이 등은 속속 유럽 시장에 진출했으며 유럽 내 물류망 확충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쉬인과 테무의 마케팅 전략과 안전 기준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며, 프랑스 당국은 지난 7월 쉬인에 4000만유로(약 662억원)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독일 당국도 테무를 대상으로 별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프랑스 당국 관계자인 사라 엘하이리는 이번 사안과 관련, “쉬인이 위법한 제품을 삭제 조치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공급업체와 구매자 정보 등을 당국에 제출하도록 강제하는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