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 세계적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인기로 미국 핼러윈 시장에서는 ‘코스튬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 핼러윈을 앞두고 ‘케데헌’ 캐릭터로 분장하려는 아이들이 급증했지만 부모들이 의상과 소품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고 보도했다.
넷플릭스 공식 스토어의 한정판 의상은 금세 매진되거나 가격이 일반 코스튬의 두세 배에 달해 학부모들이 선뜻 사기 어렵다. 주인공 루미(Rumi)의 노란 재킷은 89.95달러(약 12만6000원)이며, 여기에 파란 지퍼 반바지·부츠·보라색 가발까지 더하면 부담은 더 커진다.
결국 학부모들은 코스튬을 얻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야 했다. 피츠버그의 교사 켈리 비닝은 9살 딸의 ‘조이’ 분장을 위해 아마존에서 12세용으로 표기된 의상을 주문했으나 실제로는 유아용 사이즈가 배송됐다.
결국 시중 매장을 돌다 막판에 마지막 남은 제품을 구해 첫 파티 일정에 겨우 맞췄다. 비닝은 “우리 가족은 핼러윈을 매우 좋아해 보통 몇 달 전부터 준비한다”며 “딸은 만족했지만 비용은 두 배로 들었고 스트레스도 컸다”고 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급기야 직접 의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런던에 사는 케일라 후는 “출산휴가 대부분을 ‘케데헌 옷 만들기’에 쏟고 있다”면서 “점토로 단추를 만들고 어깨 패드를 붙이느라 며칠째 씨름 중인데 접착제가 자꾸 떨어져서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품귀가 ‘예상 밖 흥행’ 때문이라고 봤다. 케데헌은 제작 당시만 해도 틈새 팬층을 겨냥한 작품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공개 뒤 넷플릭스 역사상 최다 시청 기록을 세우며, 지난 9월 14일 누적 시청 수 3억 뷰를 최초로 돌파했다.
수요가 폭발하자 넷플릭스가 소비재 물량을 급히 늘렸지만 역부족이었다. 핼러윈 코스튬은 복잡한 봉제 공정과 다양한 소재가 필요한 탓에 통상 최대 2년 전부터 생산 라인을 예약한다. 갑작스러운 흥행에 즉각 대응하기 어려운 탓에 넷플릭스가 긴급히 풀어낸 물량도 순식간에 소진됐다.
WJS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에 위치한 핼러윈 의상 체인점 ‘스피릿 핼러윈’에서도 케데헌 의상은 출시 직후 동났다. 매장 직원은 “두 번의 입고가 있었지만, 들어오는 즉시 모두 팔렸다. 부모들에게는 아마존에서 찾아보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