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앞두고 방한한 가운데, 수감 중인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풀려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 총재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9월 구속됐는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 심각한 종교 탄압이 이뤄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28일(현지 시각) 미국 보수 진영의 원로 뉴트 깅그리치 전(前) 연방 하원의장은 워싱턴타임스에 ‘트럼프, 한 총재의 삶과 한국의 종교 자유를 구할 수 있다(Trump may save Dr. Hak Ja Han’s life and religious liberty in South Korea)‘는 칼럼을 통해 이러한 전망을 제시했다. 깅그리치 전 의장은 이전에도 같은 매체에 “오만한 이재명 행정부가 한미 동맹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내용의 칼럼을 여러 차례 게재한 적이 있다.
깅그리치 전 의장은 칼럼에서 한학자 총재를 통일교 창립자인 고(故) 문선명 총재의 부인이자 여성 평화운동가로 소개했다. 1954년 통일교 창립 이후 1992년 세계여성평화연합(WFWP), 1994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FFWPU), 2005년에는 유엔 등록 비정부기구인 천주평화연합(UPF)을 설립해 종교 간 화합과 세계 평화를 이끌어 왔다는 것이다.
깅그리치 전 의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는 최근 한국의 종교 탄압 문제에 심각성을 느껴 관련 조치를 검토 중인 상태라고 전했다. 특히 지난 9월 총격으로 사망한 정치활동가 찰리 커크 터닝USA 대표의 제언이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되는데, 커크 대표가 생전 마코 루비오 장관에게 “한국의 심각한 정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전하면서 백악관이 본격적인 대응 태세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앞서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의혹을 수사하는 특검팀은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 총재를 비롯해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이 대통령과 회담하기 전 소셜미디어(SNS)에 “한국에서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고 발언한 것 또한 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깅그리치 전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의식한 한국 정부가 태도를 바꾸면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검찰이 근거 없는 기소를 반복하며 국민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며 “검찰이 미운 사람은 고통 주려 기소하고, 자기편은 명백한 범죄도 눈감는다. 기준이 무너졌다”고 말한 것이 종교 지도자 구금 문제를 다룬 발언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워싱턴 외교가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미 관계에서 ‘종교 자유’ 의제를 전면에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25개국이 참여한 평화협약을 주도하고 우크라전 중재에 전면 개입하는 등 적극적인 외교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한편, 이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또한 “찰리 커크가 내게 한국 교회에 대한 여러 우려를 전했다”고 전했다. 보수 성향 목사 그렉 로리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그렉 로리 쇼’ 인터뷰에 출연한 루비오 장관은 “커크가 세상을 떠나기 닷새 전 외국에서 내게 문자를 보냈다”며 “그를 다시 만나면 이를 논의할 생각이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