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가 자사의 ‘베스트셀러’인 A320 시리즈 생산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경쟁사 보잉이 미국발(發) 관세 전쟁의 수혜로 수주를 빠르게 확보하자, 에어버스는 생산 속도를 높여 글로벌 항공기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모습이다.
13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에어버스가 미국 앨라배마주 모바일과 중국 톈진의 기존 공장 인근에 A320neo 기종을 위한 추가 생산 라인을 신설했다고 전했다. 미국 공장은 이날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A320 단일 생산 라인으로 출발한 앨라배마 모바일 공장은 2020년 A220 라인을 추가한 데 이어 이번에는 A320neo 생산까지 맡게 됐다.
A320은 에어버스가 보잉의 737에 대적하기 위해 지난 1984년 내놓은 협동체(통로가 1개인 비행기)로, 기존 유압 시스템보다 무게를 줄일 수 있는 ‘플라이 바이 와이어(FBW, fly-by-wire)’ 방식을 도입해 조종사의 편의를 향상시켜 주목을 받았다. A320neo는 지난 2016 출시된 최신 모델로, 기존 A320보다 연료비를 15% 절감할 수 있는 엔진 등을 갖추고 있다.
에어버스가 A320 생산 라인을 확장하는 것은 인도량을 늘려 보잉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에어버스와 보잉은 모두 공급망 문제로 인도 지연을 겪고 있다. 이에 에어버스는 일찍이 2027년까지 협동체 항공기를 월 75대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보잉도 주력 제품인 737 증산을 검토 중이다.
현재 에어버스가 확보한 A320 시리즈 수주 잔고는 약 7100대로, 이 중 약 75%가 A321neo 모델이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항공 컨설팅 회사 시리움을 인용해 A320이 B737을 제치고 세계 최다 상업용 항공기가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8월 초 기준 A320 인도량은 1만2155대로, 보잉737과의 격차를 20대 정도로 줄였다.
플로랑 마수 디 라바케르 에어버스 운영담당 부사장은 이번 조치에 대해 2027년까지 더 높은 생산량을 달성하려는 노력의 핵심이라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A319, A320, A321을 포함하는 A320 라인은 (에어버스의) 수익성을 떠받치는 핵심 제품”이라고 전했다.
에어버스가 계획대로 A320 생산을 확대하려면, 엔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A320 neo의 경우 프랫앤휘트니(Pratt & Whitney)사 엔진에서 결함이 발생하면서 항공사들이 항공기 추가 점검을 요청한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로 인해 정비소가 과부하 상태에 놓였고, 수백 대의 항공기가 점검과 수리를 기다리며 운항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