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발표 시즌이 도래하면서 과학 분야 ‘족집게’ 예측으로 정평이 난 학술정보 기업 클래리베이트가 발표한 후보 명단에 사상 처음으로 중국 본토 소속 과학자가 이름을 올렸다. 클래리베이트는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예측한 400명 이상의 후보 중 73명이 실제 노벨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을 정도로 높은 적중률을 보였다.

2023년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상 발표 현장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6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7일 물리학상, 8일 화학상 등 과학 분야 수상자를 차례로 발표한다.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지난달 25일 선정한 ‘피인용 우수 연구자’ 22명 중 화학 분야에 중국과학원 장타오(張濤) 원사(院士·중국 국무원 소속 연구원)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급성장한 중국 과학기술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클래리베이트는 2002년부터 매년 논문 인용률 상위 0.02%의 연구자를 토대로 노벨상 수상 후보군을 점쳐왔는데, 올해 화학 분야에서는 ‘단일원자 촉매’라는 혁신적인 개념을 제안한 장타오 원사와 더불어 나트륨 배터리 등 차세대 이차전지 분야 석학인 장 마리 타라스콘 콜레주드프랑스 교수가 강력한 후보로 꼽혔다.

특히 장타오 원사의 선정은 중국 본토 기관에 기반을 둔 연구자가 처음으로 이 명단에 오른 사례라는 점에서 그동안 미국과 유럽 연구자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던 노벨상 후보 지형에 중대한 변화가 시작되었음을 시사한다.

트럼프에게 노벨평화상 추천서를 전달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AP 연합뉴스

이 밖에도 세포 내 생분자 응집체 연구를 선도한 클리포드 브랭윈 프린스턴대 교수, 앤서니 하이먼 막스플랑크 분자세포생물학 및 유전체연구소 박사, 마이클 로젠 텍사스대 교수 등도 화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생리의학 분야에서는 선천 면역 신호전달 경로를 규명한 안드레아 아블라서 스위스 로잔연방공대 교수와 글렌 바버 오하이오주립대 교수, 첸지안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메디컬센터 교수, 백혈병 줄기세포를 발견한 존 딕 토론토대 교수, 식욕 촉진 호르몬 그렐린을 찾아낸 간가와 겐지 일본 국립뇌심혈관센터 박사와 고지마 마사야스 구루메대 교수 등도 주목을 받고 있어 기초 의학 분야의 중요한 발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에게 수여되는 금메달.

물리학 분야에서는 수학적 변환 기법인 웨이블릿 이론을 발전시킨 잉그리드 도베치스 듀크대 교수, 스테판 말라트 콜레주드프랑스 교수, 이브 마이어 파리샤클레대 교수와 함께 양자점 전자 스핀을 양자비트(큐비트)로 사용하는 모델을 제시한 데이비드 디빈센조 독일 아헨대 교수, 다니엘 로스 스위스 바젤대 교수 등 양자 컴퓨팅과 관련된 선구적 연구자들이 다수 포함됐다.

한편, 과학상과는 별개로 인류 평화에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되는 노벨 평화상은 오는 10일 발표될 예정인데 이 상을 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요한 열망에 국제사회의 귀추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많은 국제 분쟁에서 자신이 중재자 역할을 했다고 강조하며 스스로 노벨 평화상 수상 자격이 있음을 공공연히 주장해왔고, 실제로 일부 해외 정치인들의 추천이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 본인은 지난달 유엔 연설에서 “유엔이 해야 할 일을 내가 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유엔 무용론’을 펼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0차 고위급 회기 일반토의에서 연설하며 특유의 손동작을 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노벨위원회 위원들의 트럼프를 향한 비판적 시각이나 노벨상 수여 기관의 부정적 평가를 들어 실제 수상 가능성을 낮게 점친다. 하지만 노벨 평화상은 시대적 메시지를 담아 때로 예상치 못한 인물에게 수여되는 이변을 연출해왔던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수상 여부는 올해 노벨상 시즌의 가장 뜨거운 관심거리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