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는 지금 당장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연방주택금융청은 쿡이 모기지 사기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이사로 재직하기에 결격 사유가 된다는 것이다. 쿡 이사는 2022년 5월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이 임명한 연준 역사상 첫 흑인 여성이다. 트럼프가 겉으로는 연준 이사의 자격 문제를 거론했지만 사실상 연준에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한 움직임을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게시물에서 빌 펄티 연방주택금융청 국장이 팸 본디 법무장관에게 쿡의 주택담보대출 두 건과 관련해 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한 내용을 언급했다. 펄티는 최근 쿡이 미시간주와 조지아주에서 각각 대출을 받으며 양쪽 모두가 주요 거주지라고 주장한 것이 허위라고 했다. 다만 아직까지 쿡이 형사사건으로 조사를 받지도 않았고, 혐의가 유죄로 확정되지도 않았다.
트럼프가 쿡 이사 사퇴를 주장하고 나선 배경은 지난 1월 취임 직후 시작된 ‘연준 흔들기’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연준에 줄기차게 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연준은 올해 금리를 인하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관세 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 등을 이유로 금리 인하를 하지 않자 파월을 비판하며 해임을 언급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모든 정부 수단을 동원해 통화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낸 것으로,전문가들은 연준의 독립성을 방해하는 것이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오랫동안 경고해 왔다”고 했다.
트럼프의 연준 장악 움직임이 현실화되는 측면도 있다. 그는 지난 7일 사퇴 의사를 밝힌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의 후임자로 스티브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명했다. 연준 이사는 의장을 포함해 총 7명이다. 이 중 트럼프가 1기 행정부에서 임명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미셸 보우먼 연준 감독 담당 부의장과 미란까지 합하면 3명이 ‘트럼프의 사람’으로 채워진다. 여기에 민주당 성향의 쿡이 이번 사태로 사임하고 트럼프가 후임을 지명하면 과반이 트럼프 쪽으로 쏠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