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러 정상 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독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앞에만 서면 작아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푸틴을 만나기 전후로 트럼프의 입장이 자주 바뀐다는 것이다.

15일 알래스카 회담 직전까지만 해도 트럼프는 “푸틴이 휴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매우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며 “푸틴이 전쟁을 끝내지 않으면 러시아 원유를 수입하는 나라들에 100% 2차 제재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푸틴과의 회담 직후 트럼프는 “휴전이 아니라 직접 평화 협정을 추진하겠다”고 말을 바꾸더니 “(러시아산 제품을 수입하는)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은 필요 없어졌다” “러시아 제재는 지금 생각할 필요가 없다”며 러시아 제재에 대한 기존 입장 역시 180도 달라졌다.

트럼프는 지난 5월에도 “러시아가 휴전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더 강력한 제재가 가해질 것”이라고 했지만, 며칠 뒤 푸틴과의 전화 통화 직후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은 내 소관이 아니다”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와 대규모 무역을 원한다”고 오히려 경제적 이익에 방점을 두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때도 푸틴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다. 2018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미·러 정상 회담에서 트럼프는 회담 직전까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을 강력히 비판했지만, 푸틴과의 회동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푸틴을 두둔하며 “러시아의 대선 개입은 믿지 않는다. 푸틴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이후 미국 내 거센 역풍에 직면하자 트럼프는 “실언이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평소 강한 이미지의 지도자를 선호해 온 트럼프는 2017년 언론 인터뷰에서 “푸틴을 존경한다”고 언급한 적도 있다.

푸틴도 이번 알래스카 회담에서 트럼프를 전략적으로 치켜세워주며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국제 고립을 모두 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푸틴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2년 본인이 대통령이었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나도 그 점에 확신한다”며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해서는 “전임 행정부는 나의 설득이 통하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