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만나 평화 협정에 서명한 뒤 악수하는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왼쪽),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오른쪽). 두 정상의 맞잡을 손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양손으로 포개 잡으며 함께 웃음짓고 있다. /EPA 연합뉴스

8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만나 평화 협정에 서명한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가 “노벨 평화상 후보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공동 지명하겠다”고 했다. 양국은 구소련 붕괴 전후부터 30년 넘게 인종, 역사, 영토 문제가 복잡하게 얽힌 무력 분쟁을 겪었다.

이날 평화 협정에 서명한 뒤 노벨평화상 후보 지명에 대한 주제가 거론되자 알리예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면 누가 노벨 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겠나”라고 반응했다. 이어 파시냔 총리는 트럼프에게 “지명서 초안이 있으면 바로 서명할 수 있느냐”고 농담했다. 양국은 평화 협정을 기념하며 양국 영토를 통과하는 교통로 개발 권한을 미국에 일임하고, ‘국제 평화와 번영을 위한 트럼프 루트’로 명명한다고도 이날 발표했다.

이번 협정은 트럼프가 2기 행정부 임기 중 이룬 네 번째 평화 협정이다. 트럼프는 인도-파키스탄, 르완다-콩고민주공화국, 태국-캄보디아의 무력 충돌 중재자를 자처해 휴전 및 평화 협정을 끌어냈다. 각각 중재 이후 파키스탄은 “트럼프의 결정적인 외교적 중재와 핵심적인 리더십”,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는 “즉각적인 관심을 갖고 캄보디아와 태국 군대 간 휴전을 추진한 것”을 들며 트럼프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다고 했다.

트럼프가 노벨평화상을 목표로 국제 분쟁을 적극 중재하려 한다는 분석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8일에는 한 기자가 트럼프를 향해 “달력의 10월 10일에 동그라미 쳐두었나”고 물었다. 질문에 트럼프는 “대답할 수 없다”고 했다. 이날은 각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는 날이다.

한편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를 비롯해 이란, 튀르키예, 조지아를 포함하는 남코카서스 지역은 국제 안보의 요충지 중 하나로 여겨진다. 소련은 붕괴했지만 여전히 러시아와 영토가 가까운 세력권이며 러시아가 유럽과 더 가까워지는 통로이기도 하다. 그러나 작년 12월 24일 러시아 영공에서 발생한 아제르바이잔 민항기 격추 사건으로 인해 러시아와 아제르바이잔 간 관계가 악화되면서 이 지역의 정세는 분기점을 맞았다. 영국 타임지는 이번 협정이 미국의 남코카서스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협정을 계기로 개발될 ‘트럼프 루트’가 러시아와 이란에게 상당한 지장을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