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오는 9월 한 달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순회의장국을 맡게 된 가운데 주유엔 한국 대표부 대사 자리가 여전히 공석인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안보리 의장국으로 한국은 각종 국제 이슈와 관련한 민감한 회의를 주재해야 하는데 대표부를 이끄는 컨트롤 타워 부재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현안에 대한 즉각적인 판단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안보리 이사국은 총 15국으로 한국은 비상임 이사국 10국 중 하나다. 안보리 이사국들은 돌아가면서 의장국이 되는데, 한국 차례는 다음달이며 모든 안보리 회의를 주재하게 된다. 의장국은 모든 안보리 공식 회의뿐만 아니라 북핵 문제나 가자지구,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굵직한 국제사회 이슈에 대해 긴급회의를 추가로 소집할 수 있는 권한도 있다. 각 이사국에서 추가 회의를 요청하면 기존 일정 등을 고려해 언제, 어떤 방식으로 회의를 열지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국제사회 주요 이슈와 관련된 의사 결정을 하는 안보리라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한 외교 관계자는 “안보리 의장국은 국제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의장 역할은 의장국 대사가 맡는다. 그런데 한국은 주유엔 대표부 대사 자리가 공석이다. 2022년 7월부터 대사였던 황준국 전 대사가 지난달 정부로부터 귀임 명령을 받았는데 아직 새 대사가 임명되지 않은 탓이다. 현재 김상진 유엔 차석 대사와 조현우 차석 대사를 중심으로 대표부 전원이 의장국 수행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9월 전까지 새 대사가 임명되지 않으면 김 차석 대사가 대사 대행 격으로 회의를 이끈다는 비상 계획도 세운 상태다. 최근 외교부 본부에서도 안보리를 담당하는 고위 외교관이 뉴욕에 방문하는 등 ‘대사 빈자리 메우기’에 고심인 흔적이 역력하다.
그럼에도 외교가에서는 현장 지휘자의 부재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외교 무대에서는 각국 대표들이 교류할 때 상대방의 직급을 고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사가 있을 때와 비교해 다른 국가 대표부와 긴밀한 연락을 나누는 과정에 그만큼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유엔 대사가 있었을 때와 사뭇 다른 풍경도 실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6월 안보리 의장국을 맡기 전 한국은 ‘사이버 안보’를 주제로 한 고위급 공개 회의를 주도적으로 기획한 바 있다. 또 한 달 전부터 이 같은 사실을 대내외에 알리며 국제사회에 한국이 ‘사이버 안보’와 관련한 논의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고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했다. 하지만 한 달도 남지 않은 9월 안보리 의장국 때 어떤 이슈를 한국이 집중적으로 부각할지 알려진 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