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2일 오후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아메다바드의 공항에서 이륙 직후 추락한 에어인디아 여객기(편명 AI171)의 꼬리날개 부분이 부서진 건물 잔해에 걸쳐 있다./AFP 연합뉴스

지난달 260명의 사망자를 낸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사고 조사 결과 이륙 직후 연료 스위치가 차단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스위치가 차단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12일 로이터통신과 BBC에 따르면 인도 민간항공부 산하 항공 사고조사국(AAIB)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의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여객기가 이륙 직후 최고 속도에 도달했을 때 엔진 2개의 연료 제어 스위치가 1초 간격으로 ‘작동’에서 ‘차단’으로 전환됐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파악한 조종사들은 혼란스러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종실 음성기록장치에는 조종사 한 명이 다른 조종사에게 왜 연료 스위치를 차단했냐고 묻고, 이에 다른 조종사가 “내가 그런 것 아니다”라고 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는 음성 주체가 각각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항공기 추락 직전 여객기의 램 에어 터빈(RAT) 비상 발전기가 작동해 실제 이 스위치가 꺼져 있었음을 시사한다.

연료가 차단되면서 두 엔진 모두 추진력을 잃고 급하강했다. 조종사들은 연료 스위치를 다시 작동 위치에 놓았지만 엔진은 충분한 출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스위치를 정상 위치로 돌려놓은 뒤 엔진은 자동으로 재점화됐다고 한다. 추락 당시 엔진 하나는 추력을 회복하고 있었지만 다른 엔진은 전력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한다.

얼마 뒤 한 조종사가 다급히 ‘메이데이’(긴급 조난 신호)를 세 차례 외친 뒤 항공기는 곧바로 추락했다.

이 스위치를 사람이 직접 조작한 것인지, 우발적인지 의도적인 건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연료 스위치가 꺼지면 엔진도 거의 즉시 나간다”며 “이 기능은 비행기가 공항 게이트에 도착하거나 엔진 화재 같은 비상 상황 시에 사용하는데 AAIB 보고서에는 사고 당시 엔진 차단이 필요한 비상 사태가 발생했다는 내용은 없었다”고 했다. 미 항공 전문가 존 낸스는 “항공기가 상승하기 시작할 때 엔진 스위치를 끄는 일은 보통 없다”고 지적했다.

항공기 연료 제어 스위치 작동 방법 영상./ 인스타그램 'speedbirdhd'

이 사건 조사관들은 이 비행기의 연료 스위치는 레버 잠금식으로 우발적인 사고를 방지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레버를 위로 당겨야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 구조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캐나다의 항공 사고 조사관은 “한 손을 한 번에 움직여 두 개의 스위치를 동시에 당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이런 상황이 우발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의문을 제기했다고 BBC는 전했다.

추락기의 기장은 총 비행 경력 1만5638시간의 베테랑으로 에어인디아 교관을 맡기도 했다. 부기장은 비행 경력 3403시간을 보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장과 부기장은 비행 전 충분히 휴식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AAIB는 사고기 기종인 보잉 787 드림라이너와 항공기 엔진인 GE에어로스페이스에서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당국은 추가 조사를 거쳐 1년 안에 최종 보고서를 내놓을 방침이다.

12일 인도에서 승객 200명 이상이 탑승한 에어인디아 항공기가 추락했다. 소셜미디어에는 당시 사고 영상으로 추정되는 모습이 올라왔다./ 엑스

이 사고는 지난달 12일 인도 아메다바드 공항 인근에서 발생했다. 영국 런던으로 가는 에어인디아 AI171 항공편이 이륙 직후 갑자기 의과대학 건물로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등 260명이 사망한 참사다. 당시 인도 출신 영국인 탑승객 1명이 유일하게 목숨을 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