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0일, 미국 공화당의 대표적인 트럼프주의자로 꼽히는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 의원의 집무실 문 옆에 "성별은 오로지 둘: 남성과 여성. 과학을 믿어라"라고 적은 팻말이 붙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 백악관이 생물학적 성별을 다르게 기재하거나, 이런 사람들과 연대하는 기자를 응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 사회에 뿌리내린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문화’를 폐기하려는 트럼프 정부 정책의 일환이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9일 성명에서 “이메일에 ‘대명사’를 기재하는 기자는 응대하지 않겠다”면서 “생물학적 현실·사실을 외면하고 있으므로 진실된 기사를 쓸 것이라고 믿을 수 없다”고 했다.

대변인이 언급한 대명사란 제3자가 호칭할 ‘그(He)’ ‘그녀(She)’ 등 성별 대명사를 직접 지정하는 것을 말한다. 생물학적 성별과 무관하게 본인이 스스로 정의한 성별을 밝히는 것으로, 흔히 소셜미디어 소개란이나 이메일 하단에 첨부하는 명함에 기재한다. 성전환자 등의 성별을 잘못 지칭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는 의미에서 미국 사회에 널리 확산했다. 일반인들도 성소수자들과 연대한다는 뜻으로 자신의 생물학적 성별 그대로 대명사를 기재하기도 한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사회적 성별 공개 방지’ 정책 중 하나다. 트럼프는 두 번째 임기 취임식이 열린 1월 20일에 “미국에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두 가지 공식 성별만이 존재한다”고 선언했다. 이후 1월 29일 백악관은 각 연방 정부 조직에 계정 사용자가 대명사를 쓰도록 돼있는 메일 양식을 사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