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철을 맞은 일본에서 아들을 대신해 꿈에 그리던 명문대에 입학한 어머니의 사연이 재조명됐다.
최근 산케이신문은 두 아들을 키우며 학원을 운영하던 야스마사 마유미(63)가 2012년 봄 50세의 나이로 도쿄대학교에 합격한 사연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와세다대학교 출신 마유미는 10대 수험생 시절 도쿄대를 목표로 했지만 합격하지 못했다.
결혼 후 전업주부로 지내던 그는 학원강사로 일한 경험을 살려 중학생을 위한 보습학원을 개업했다. 마침 둘째 아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한 때였다.
시간이 흘러 수험생이 된 둘째 아들은 도쿄대를 목표로 했지만 불합격해 재수를 하게 됐다. 이때 마유미는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포기했던 도쿄대에 한 번쯤은 재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마유미는 도쿄대 문과를, 아들은 도쿄대 이과를 목표로 수험 공부를 시작했다.
수험 생활 중에도 마유미의 학원 운영은 계속됐다. 학생을 가르치는 평일 저녁과 가사 시간을 제외한 틈새 시간을 활용해 공부한 마유미는 처음 본 모의고사에서 전국 40등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
수험 공부에 도움이 된 건 스케줄 수첩이었다. 우선 연초에 3개월 단위로 장기적인 목표를 세운 뒤 구체적인 공부 계획을 주 단위로 세웠다. 핵심은 너무 세세하게 세우지 않는 것으로, 스케줄 수정이 가능하도록 여유를 주면서 우선순위를 매겼다.
마유미는 “공부를 시작하고 나서 그만두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며 “도쿄대에 들어가면 훌륭한 선생님으로부터 직접 배울 수 있다는 것이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했다.
약 1년 뒤 도쿄대 결과 발표일이 됐다. 둘째 아들은 이미 와세다대에 합격한 상태였다.
우체부가 누군가의 합격 통지서를 건넸고, 수신인에는 마유미 이름이 적혀 있었다. 아들의 합격 통지서는 없었다. 마유미는 해냈다는 성취감 보다 “아들은 안 됐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했다.
도쿄대에 입학한 마유미는 재학 중 프랑스 유학도 다녀왔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통의 주부였던 내가 50세에 도쿄대에 합격한 꿈을 이루는 공부법’이라는 책도 냈다. 현재 마유미는 재학 중 쉬었던 학원을 다시 운영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마유미는 입시철을 맞은 수험생에게 “무언가에 도전해서 성공하면 플러스가 되지만 실패해도 마이너스가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아무것도 잃는 것은 없다”며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토대로 힘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