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이 소속팀 동료로부터 인종차별성 발언을 들은 뒤 구단이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인권단체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19일(현지시각)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인권단체 ‘킥 잇 아웃’(Kick it out)은 최근 토트넘 홋스퍼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손흥민을 두고 인종차별적 비방을 한 것과 관련해 많은 불만 제보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단체는 “제보와 자료 등을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해 구단과 관련 당국에 전달했다”고 했다. 이어 “벤탄쿠르는 자신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는 동아시아를 넘어 더 넓은 범위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우리는 이러한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문제의 발언은 최근 우루과이 TV 생방송 도중 나왔다. 2024 코파 아메리카 출전을 앞두고 고향에 머물고 있던 벤탄쿠르는 당시 방송에서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진행자의 요청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이는 전형적인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겨 구별할 수 없다’는 인식이 반영되어 있다. 해당 방송 직후 온라인상에서는 강도 높은 비난이 잇따랐다. 팬들은 “같은 팀 동료에게 어떻게 저런 말을 하나” “무례하고 무식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일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쏘니 형제여,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절대 너를 무시하거나 상처주려고 했던 게 아니었어. 사랑해, 형제여”라고 썼다.
현재까지 손흥민은 벤탄쿠르의 사과에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단 차원의 경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으나, 토트넘 또한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뛰면서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여러 차례 인종차별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최근에는 크리스털팰리스의 40대 팬이 손흥민에게 눈을 찢는 인종차별 행위를 하는 사건도 있었다. 이 남성은 3년간 축구장 출입 금지와 벌금형(1384파운드), 6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