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 폴의 94번 고속도로에서 혼다 승용차가 도로를 이탈해 가로등 기둥에 부딪혀 불이 붙었다. 운전자는 차량 내부에 갇혔으나 목격자들의 신속한 대응으로 구조됐다. /폭스뉴스 (카디드 톨라 영상 제공)

미국의 한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차량 화재 사고에서 운전자가 시민들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구조됐다. 차량이 불길에 휩싸였지만 시민들은 도움을 청하는 운전자를 포기하지 않았고, 운전석으로 불길이 번지기 직전 운전자를 구해냈다.

미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각) 오후 6시 30분경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 폴의 94번 고속도로에서 혼다 승용차가 도로를 이탈해 가로등 기둥에 부딪혀 불이 붙었다. 사고 당시 운전자가 차량 내부에 갇혀 있었다.

목격자인 카디르 톨라는 사고 발생 직후 현장을 발견했다. 차에 불이 붙은 걸 보고 순간 ‘저 안에 사람이 있겠구나’ 싶었다. 톨라가 망설임 없이 차를 세운 후 사고 차량으로 달려갔고, 다른 목격자들도 차로 다가가 차량의 문을 열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운전석 쪽 차문은 가드레일에 가로막혀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도 역부족이었고, 톨라는 길가에 떨어진 플라스틱 조각을 집어 들고 창문을 깨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운전자가 의식이 있는 상태로 “나를 꺼내달라”고 울부짖었다.

화염이 점점 커지면서 불길이 가까워졌지만 목격자들은 구조 작전을 포기하지 않았다. 톨라는 “내 인생에서 가장 무서웠던 순간이었다”며 “그 운전자가 나일 수도 있었다. 내가 그런 상황에 처해있고 내 목숨이 다른 사람의 손에 달렸다면 어땠을까. 결코 이 일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불길이 운전석을 집어삼키려는 찰나 고속도로 구조대가 도착해 차 유리를 깨뜨렸고, 목격자들은 운전자를 제때 안전한 곳으로 끌어냈다. 운전자를 구조하자 마자 불이 운전석 쪽으로 번졌다고 한다. 운전자는 심각한 부상을 입지 않았으나 병원으로 이송돼 검사를 받았다. 충돌 사고로 잔디에 번진 불도 소방관들이 신속하게 진압했다.

톨라는 자신의 차에 있는 카메라에 사건 현장이 찍혔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깨달았다고 전했다. 이 영상에는 목격자들이 운전자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찍혔다.

가까스로 구조된 운전자 샘 오르보비치는 22일 성명을 내고 “여러 명의 착한 사마리아인들과 응급구조대원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며 “저와 제 가족은 이 영웅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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