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폭행 논란 2년만에 코첼라 무대에 카메오로 깜짝 등장한 윌 스미스. /유튜브

아카데미 시상식 도중 자기 아내를 놀린 코미디언의 뺨을 때려 논란이 불거진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가, 2년만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에서 열린 대규모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트 페스티벌’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15일(현지 시각)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스미스는 전날 밤 콜롬비아 가수 J 발빈의 코첼라 무대에 카메오로 깜짝 등장해 자신이 출연한 히트작 ‘맨인블랙’(Men in Black)의 동명 수록곡 ‘맨인블랙’을 불렀다.

스미스는 영화 맨인블랙 시리즈에서 외계인 문제를 다루는 비밀 조직 요원 ‘J’를 연기해 큰 인기를 끌었으며, 동명의 주제곡을 직접 불러 1998년 그래미상을 받았던 바 있다.

이날 스미스는 무대 내내 영화 맨인블랙을 떠올리도록 하는 연출을 활용했다. 맨인블랙에서 입었던 시그니처 의상 검은색 수트에 선글라스 차림으로 등장했고, 공연을 마친 뒤에는 영화 속에서 사람의 기억을 지우는 도구로 나왔던 ‘뉴럴라이저’를 꺼내 보이곤 사라졌다.

팬들 사이에서는 ‘전성기 시절의 모습이 떠올랐다’는 반응이 나왔다. 네티즌들은 유튜브 등 댓글을 통해 “어떤 일이 있었을지라도 스미스는 전설” “갑자기 이렇게 음악을 듣게 돼서 너무 놀랐다” “스미스가 그래미에서 인정받은 이유” 등의 댓글을 남겼다. CNN 역시 “코첼라 관객은 물론 라이브 스트리밍 시청자 모두 잊지 못할 공연이었다”라고 평가했다.

맨인블랙 영화 속 기억 제거 장치 '뉴럴라이저'를 들어 보인 뒤 사라지는 연출을 하고 있는 윌 스미스. /유튜브

스미스가 공개적인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건 2022년 3월 2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코미디언 크리스 록을 공개적으로 폭행한 사건 이후 약 2년만이다. 당시 스미스는 시상자로 나온 록이 탈모증을 앓는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핑킷 스미스를 농담 삼아 놀리자, 무대 위로 올라가 록의 뺨을 때리고 욕설을 내뱉었다.

이에 영화인 사이에서 “폭력은 용인될 수 없다”며 스미스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스미스는 인스타그램 등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과했다. 스미스는 “아내 건강에 대한 농담은 참을 수 없어 감정적으로 반응했다”면서도, “지난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제 행동은 용납할 수 없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제가 선을 넘었고 잘못했다” “내가 한 행동이 창피하다” “제 행동이 우리 모두의 여정을 더럽힌 것에 대해 깊이 후회한다” 등 재차 반성과 후회의 뜻을 내비쳤다.

이후 시상식을 주최하는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측은 스미스에게 10년간 시상식 참석을 금지하는 처분을 내렸고, 스미스는 온라인 동영상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깊이 후회한다며 사과한 뒤 자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스미스가 코첼라 무대에 깜짝 등장한 건 시간이 흘러 비난 여론이 잦아들면서, 점차 활동을 재개하려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스미스는 오는 6월 영화 ‘나쁜 녀석들: 라이드 오어 다이’로 스크린에 복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