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태국 롭부리 지역의 원숭이 무리들이 '패싸움'을 벌이는 모습. /유튜브

태국 주거지에 원숭이 떼가 출몰해 피해가 이어지자, 당국이 집단 포획에 나섰다.

26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원숭이 도시’로 유명한 중부 롭부리주에서 원숭이 집단 포획 작업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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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부리주 천연자연환경부 직원 12명은 원숭이 포획을 위해 도시 곳곳에 덫을 설치했다. 이전에는 진정제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원숭이를 잡았으나, 성공하기까지 5분 이상이 걸리는 등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이 같은 방법을 도입했다. 포획된 원숭이들은 북부 나콘나욕주 야생동물 구조센터를 거쳐 롭부리주 ‘원숭이 공원’으로 보내질 예정이다.

롭부리주의 원숭이는 과거 많은 관광객을 유입시킬 정도로 인기가 많았지만, 코로나를 거쳐 관광객 발길이 끊기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먹이가 끊긴 원숭이들이 주거지를 침입하거나 주민을 공격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먹이가 부족한 시기에는 공격성이 강해져 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기도 했다.

작년 11월 26일 태국 롭부리 지역에서 열린 원숭이 축제에서 원숭이들이 과일을 먹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020년에는 롭부리의 사원과 시내를 중심으로 생활하던 두 무리의 원숭이들 수백마리가 도심에서 ‘패싸움’을 벌이는 장면도 포착됐다. 당시 원숭이들이 도로 한가운데에서 싸움을 이어가면서 일대에 차량 정체가 발생했다. 영상을 보면, 원숭이들 떼가 양쪽에서 서로를 잡아먹을 듯 다가오더니 난투극을 벌였다. 당시에도 코로나로 관광객이 줄면서 원숭이들이 영역 싸움을 벌인 거라는 주장이 다수 제기됐다.

롭부리 지역에 서식하는 원숭이는 1만마리가 넘으며, 롭부리주 구시가지 주변에만 약 2200마리가 몰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롭부리의 원숭이 문제 해결을 위해 2022년 대규모 중성화 수술로 개체 수 조절에 나섰지만 피해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23일 원숭이 공격을 받은 주민에게 최대 10만밧(370만원)을 보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