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4년 3월 23일 크로커스 시티홀 콘서트장에서 총격 테러가 발생한 뒤 대국민 영상 연설을 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무고한 민간인이 최소 140여 명 숨진 모스크바 외곽 공연장 테러 사건의 배후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단체인 ‘이슬람 국가 호라산(ISIS-K)’이 배후로 지목되고 있으나,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 정부 연관설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3일 대국민연설을 통해 “용의자들이 우크라이나 쪽으로 달아났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도 이날 “테러 핵심 용의자들이 범행 후 차를 타고 도주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으려 했다”며 “이들이 우크라이나 측과 (테러 관련) 접촉을 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영 방송사 RT의 편집장 마르가리타 시모냔은 “용의자들은 우크라 국경까지 불과 100㎞ 정도만 남겨놓고 있었다”며 “이번 사건이 우크라이나에 의해 계획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밤 “푸틴은 이번 테러를 우크라이나 소행으로 떠넘기기로 했다”며 “그들은 늘 (문제를 우크라이나 탓으로 돌리는) 같은 수법을 쓴다”고 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러시아 관리들이 ‘우크라이나의 흔적’을 언급할 줄 알았다”며 “그러나 우리는 이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고, 러시아의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밝혔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브리핑에서 “현재로서는 우크라이나가 연루돼 있다는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서방 언론과 전문가들은 푸틴이 이번 테러를 우크라이나 전쟁의 명분을 보강하고, 공안정국(公安政局)을 강화하는 데 이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푸틴의 안보 정책에 대대적 변화를 줄 구실이 될 것”이라며 “내부 반대 의견을 가혹하게 진압하고, 부족한 군인을 추가 동원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연구소 ‘애틀랜틱 카운슬’도 “러시아가 이번 테러를 계기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공세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측에선 러시아의 자작극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은 “모스크바 테러는 푸틴의 명령에 따라 러시아 특수부대가 저지른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더욱 확대하려는 것이 목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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