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 시각)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헤지펀드 매니저 제프리 엡스타인과 관련된 재판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실명이 공개됐다. /AFP 연합뉴스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수감된 상태에서 2019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제프리 엡스타인의 재판 관련 문건 일부가 3일(현지 시각) 실명으로 공개됐다. 이 문건에는 엡스타인과 가깝게 지낸 것으로 추정되는 정·관계 인사들의 이름도 포함됐다.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은 이날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착취 범죄를 도운 전 여자친구 길레인 맥스웰의 소송 관련 문건 40건을 공개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버지니아 주프레가 2015년 제기한 소송으로, 법원은 지난달 익명으로 처리된 인사들의 실명을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공개된 문서에는 기존에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에 대한 내용이 비교적 상세히 담겼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문건에 클린턴의 이름은 73번, 앤드루 왕자는 67번 등장한다. 클린턴과 관련해서는 엡스타인의 피해자인 요한나 쇼베르그가 2016년 재판 증언에서 “엡스타인으로부터 ‘(클린턴이) 어린 소녀들을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한 사실이 공개됐다. 쇼베르그는 같은 재판에서 “앤드루 왕자가 2001년 엡스타인의 맨해튼 타운하우스에서 사진을 찍을 때 가슴에 손을 얹었다”고 밝힌 사실도 공개됐다. 클린턴 측은 이날 CNN에 “엡스타인의 범죄와 전혀 관련 없다”고 했다. 앤드루 왕자는 2012년 주프레와 합의금을 주고 합의했었다.

유명 마술사 데이비드 카퍼필드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도 등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카퍼필드는 쇼베르그와 식사를 하며 “소녀들이 다른 소녀들을 (엡스타인에게) 찾아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 걸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트럼프와 관련해서는, 쇼베르그가 “엡스타인이 한때 뉴저지주 애틀랜틱 시티에 있는 트럼프의 카지노 중 한 곳에 들르자고 했다”고 발언한 내용 등이 포함됐다. 가수 마이클 잭슨과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 등 유명 인사들의 이름도 등장한다. CNN은 “명단에 등장한다고 해서 전부 엡스타인의 고객이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했다. 법원이 공개를 명령한 문건은 약 200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공개되지 않은 문건은 이달 중 추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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