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여군 에덴 램 중위(사진 왼쪽)가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총격 속에서 12발의 총상을 입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난 사연을 전했다. 오른쪽 사진은 램 중위 몸에서 제거한 총탄. /본인 소셜미디어

한 이스라엘 여군이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총격 속에서 12발의 총상을 입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난 사연을 전했다. 그는 총격으로 사망한 이들 사이에서 총탄 발사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죽은 척하며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누워 있었다고 한다.

11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매체 ‘이스라엘 하욤’ 등에 따르면 이 생환기의 주인공은 이스라엘 방위군(IDF) 소속 에덴 램 중위다. 램 중위는 온라인 게시물 등을 통해 자신이 다른 군인 12명과 함께 우림 남부 지역 기지에서 근무하는 동안 하마스 무장대원들의 습격을 받았다며 생사를 넘나들었던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공격 당일 아침 공습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와 미사일 소리가 들렸고, 군인들은 곧장 방공호로 달려갔다. 곧 총성이 들렸으며, 이들은 지체없이 작전실로 향했다. 램 중위는 “처음에는 테러리스트(하마스)들이 침투했다는 소문을 믿지 않았는데, 이내 총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기지 작전실로 대피하는 과정에서 하마스의 총격에 다리를 다쳤다. 작전실 주변에서 폭발물을 터뜨리는 소리가 들렸고 총성과 수류탄 터지는 소리가 30분 동안 이어졌다. 이내 하마스 대원들은 작전실과 연결된 문을 폭파하고 들어와 비명을 지르며 쉬지 않고 램 중위와 군인들을 향해 총격을 퍼부었다. 공격이 끝나자 이들은 군인들이 사망한 것을 확인하곤 작전실을 빠져나갔다고 한다.

램 중위는 총탄에 여러발 맞고도 살았다. 사망한 전우들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 웅덩이 속에서 누워 있는 동안 다른 사람의 숨결이 느껴졌다. 동료 사하르도 살아있었다. 이들은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약 4시간을 기다렸고, 사하르는 제복을 벗어 램 중위가 총상을 입은 다리, 왼팔, 어깨 등에 응급처치를 해주었다고 한다. 램 중위는 “나는 나를 죽일 마지막 총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며 “나는 어디를 총에 맞았는지, 피가 얼마나 나는지, 살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었다). 내가 죽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에덴 램 중위. /본인 소셜미디어

램 중위는 다른 군인들과 응급 구조대원이 기지에 도착한 순간을 회상하며 “너무 고통스러워서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천사들이 나를 구하러 왔다”고 했다. 램 중위는 베르셰바에 있는 소로카 병원으로 이송됐고, 그는 48시간 동안 두 차례 수술을 받아야 했다. 램은 다리, 팔, 어깨 등에 총 12발의 총상을 입었으나 기능에는 큰 문제가 없으며, 현재 재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램 중위는 최근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그는 수상 당시 “다시 일어서게 되어 매우 기쁘며, 나의 회복은 기적과 다름없다”고 했다. 또 “당시 힘들었던 기억은 영원히 저와 함께할 것”이라며 “내가 과연 살 수 있을지 몰라 고통받던 중, 기적이 나를 불렀다”고 했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