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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햇볕이 따갑지만 저녁엔 소슬바람이 부는 전형적인 환절기입니다. 다들 안녕하셨을까요. 며칠 전 길거리를 걷다가 담쟁이를 보았는데, 끝에서부터 조금씩 붉게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곧 있으면 푸른 하늘 아래 나무들이 황금빛으로, 또는 울긋불긋하게 물들 거라고 생각하니 무척 설렜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번 주 세상은 안녕하지 못했습니다. 또 다른 전쟁이 터졌고, 강진으로 많은 이들이 목숨 혹은 삶의 터전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엔 이 아름답고 무심한 지구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하다면, 5분만 시간을 내보시는 건 어떨까요? 조선일보 국제부가 지난 주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핵심만 꼽아 정리한 ‘원샷 국제뉴스’ 입니다.
◇ 하마스, 이스라엘 기습 공격… 新중동전쟁 확전 우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가 7일(현지 시각)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습니다. 이에 이스라엘이 즉각 보복 공격에 나서고 레바논 무장 단체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북부를 폭격하면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이 신(新)중동전쟁 수준으로 확전될 위험이 커졌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8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길고 어려운 전쟁에 진입했다”며 전쟁 개시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아무도 예상 못 했던 중동의 전쟁이 시작된 후 국제 사회는 예고 없는 무차별 포격 직후 민간인을 참혹하게 살해하고 납치한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를 규탄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불안하나마 유지되어 온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공존을 하마스가 극단적이고 잔인한 방법으로 무너뜨렸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일각에선 최근 극우 민족주의 정책을 펼치며 팔레스타인을 계속 자극하고,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 등 무장 단체에 공격의 빌미를 만들어 준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정철환 특파원이 텔 아비브와 예루살렘을 찾아 긴장이 감도는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정 특파원의 르포 기사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아랍 75년 피의 역사… 10차례 전쟁으로 양측 3만명 숨져
☞보복이 더 잔혹한 보복 불렀다, 분노 키운 하마스의 살해 영상
☞이스라엘 2030 “나라 쑥대밭, 전쟁 겪은 부모세대의 걱정 실감”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 임박했나… 30만명 가자지구 포위, 탱크와 헬기 집결 중
◇아프간 규모 6.3 강진에도 국제사회 외면...비극 이어져
한편 아프가니스탄에선 7일(현지 시각) 규모 6.3 강진이 발생해 최소 2000명이 사망하고 1만명에 육박하는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지진은 오전 11시쯤 아프가니스탄 서부 헤라트주(州)의 주도 헤라트로부터 북서쪽 40km 지점에서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한 산사태와 건물 붕괴 등으로 어린이와 노약자 등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습니다. 유엔은 “시민들이 붕괴된 건물에 갇혀 있다”며 “사상자 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지진은 21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을 강타한 가장 치명적인 지진으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그러나 아프간 당국은 구호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탈레반 정부가 대규모 재난을 수습한 경험이 없는 데다, 재집권 이후 서방 제재로 고립이 심화되면서 해외 원조가 끊겨 경제난도 덮친 탓입니다. EFE통신은 “아프간 정부가 주민들의 구조 지원 요청에도 이에 필요한 장비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급기야 헤라트주 주민들이 맨손과 삽으로 잔해를 걷어내고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으로 국제사회 이목이 쏠리면서, 가뜩이나 고립된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이 더욱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프간의 지진 피해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면 아래 기사를 읽어보세요.
☞이·팔 전쟁에 외면받는 비극... 아프간 강진 사상자 4500명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 임박했나… 30만명 가자지구 포위, 탱크와 헬기 집결 중
◇‘말로’ 안좋은 노벨평화상 징크스?
‘노벨 평화상 징크스’를 들어보셨나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선정하는 노벨 평화상은 ‘노벨상의 꽃’으로 불리지만 수상 후 관련 지역 상황이 악화되고, 수상자의 삶이 불행한 결말을 맞는 일이 되풀이되는 걸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가 전면전으로 맞붙은 올해는 오슬로 평화협정 체결 30주년입니다. 이 협정의 골자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국가 설립을 돕고, 팔레스타인은 무장투쟁을 포기한다는 것이죠. 협정에 서명한 이스라엘의 이츠하크 라빈 총리, 시몬 페레스 외무장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의장은 1994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인한 전쟁 발발로 오슬로 협정이 사실상 종말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아랍의 봄’(아랍권 민주화 시위)으로 혼란을 겪은 튀니지의 민주화 정착에 앞장선 공로로 범시민사회 조직 ‘국민 4자 대화 기구’가 받은 2015년 노벨 평화상도 대표적인 실패 사례입니다. 튀니지에선 2019년 취임한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의 독단적 국정 운영에 반발하는 반정부 시위가 반복되면서 정치적 혼란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어떤 사례가 ‘노벨 평화상 징크스’에 해당하는지 궁금하다면, 아래 기사에서 확인해보세요.
☞‘말로’ 안좋은 노벨평화상 징크스… 이·팔 평화협정 30년만에 파국
◇이민자 문제로 분열하는 美 사회
‘이민자의 나라’ 미국이 최근 몰려드는 이민자 문제로 분열하고 있습니다. 인권과 평등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는 시카고와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 민주당 소속 시장이 이끄는 도시들도 이민자들이 물밀 듯이 밀려오자 이민자 대우 문제를 놓고 내홍 조짐이 일고 있는 건데요.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시는 최근 이민자들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겨울철 베이스 캠프’를 건설하기로 하고 사설 업체와 2930만달러(약 396억원) 규모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세금 한 푼 내지 않는 이민자들을 위해 왜 시카고 자금을 낭비해야 하는 거냐”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합니다. 또 민주당 소속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지난 4~7일 멕시코·에콰도르·콜롬비아 등 중남미 3국을 방문해 ‘이민을 오지 말아 달라’고 간청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국토안보부는 텍사스주 리오그란데 밸리에 국경 장벽을 추가로 건설하기 위해 환경보호 요건들을 담은 26개 연방법 적용을 유예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표적 유산으로 꼽히는 국경 장벽을 다시 건설하겠다는 방침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민 정책을 강경 입장으로 선회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물밀 듯 밀려오는 이민자에… ‘진보 도시’ 뉴욕·시카고도 분열
◇아르헨 대선 D-10...”경제 망친 페로니스트는 안돼”
오는 22일 아르헨티나에서 대선이 치러질 예정입니다. 총 5명의 후보 중 주요 후보는 좌파 집권 ‘조국을 위한 연합’ 소속 세르히오 마사 경제장관, 중도 우파 야권 ‘변화를 위해 함께’ 소속 파트리시아 불리치 전 치안장관, 극우 야권 ‘자유의 진보’ 소속 하비에르 밀레이 하원 의원입니다. 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밀레이가 35% 내외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마사와 불리치가 각각 20% 중후반대 지지율로 2위 쟁탈전을 벌이는 양상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아르헨티나에 정권 교체 열망이 뜨거운 이유는 현 집권당의 경제 실책으로 인한 불만 때문이라고 합니다. 2019년 집권한 대통령 알베르토 페르난데스는 인기 유지를 위해 ‘퍼주기’에 가까운 수준으로 복지와 보조금을 무분별하게 늘렸습니다.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권이었던 후안 페론 전 대통령의 ‘페로니즘’을 계승한 것인데요. 그 결과 아르헨티나는 지난 1분기까지 50분기 연속 재정 적자를 기록 중이고,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까지 치솟았습니다.
아르헨티나의 뜨거운 유세 현장을 부에노스아이레스 서유근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아르헨 대선 D-10...“경제 망친 페로니스트는 안돼” 2野 지지자 결집
◇로맨스 소설과 사랑에 빠진 美 뉴욕
뉴욕이 로맨스 소설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퍼블리셔스위클리(Publishers Weekly)’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로맨스 소설 판매량은 전년도보다 52% 증가했습니다. 같은 시기 논픽션 도서 판매량은 10% 감소한 것과 정반대입니다.
심지어 뉴욕 브루클린엔 로맨스 소설만 전문으로 파는 서점이 문을 열기도 했습니다. 서점 이름은 ‘The Ripped Bodice(립트 보디스)’로, 2016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1호점을 낸 데 이어 지난여름 브루클린에 2호점을 냈다고 합니다.
이렇게 로맨스 소설이 인기를 끈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꼽힙니다. 가장 큰 이유는 로맨스 소설의 빠질 수 없는 요소인 ‘해피엔딩’입니다. 3년 넘게 이어졌던 코로나 팬데믹,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 등 ‘어두운 뉴스’가 쏟아지는 가운데 책에서만큼은 ‘분홍빛 결말’을 보고 싶어 하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건데요.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 때 사용이 늘어난 틱톡 등 소셜미디어도 로맨스 소설이 인기를 얻는 데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윤주헌 뉴욕 특파원의 립트 보디스 방문기는 아래 기사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험한 세상, 해피엔딩을 꿈꾸며… 美 로맨스 소설 열풍
◇2024년은 ‘수퍼 선거의 해’?
벌써 내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내년은 각자에게 다른 의미로 다가올 텐데요. 지구촌에 2024년은 ‘수퍼 선거의 해’입니다. 주요 국가들의 대선이나 총선 등 중요한 선거 일정이 몰려있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국제사회가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선거는 단연 내년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이 유력한 상황인데요. 특히 우크라이나·이스라엘에 대한 견고한 동맹을 약속한 바이든과 달리, 트럼프는 두 전쟁에 대해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거나, 평화롭게 끝났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입장 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러시아에서도 3월 대선이 있습니다. 푸틴은 아직 출마를 선언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재출마와 5기 연임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우크라이나도 3월에 대선을 치러야 하지만, 전쟁 발발 후 계엄령을 선포한 상황이라 예정대로 선거를 진행하기 어려울 거란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이밖에 유럽연합(EU), 대만, 한국, 일본도 잇달아 선거를 치릅니다. 국제 정세를 바꿔놓을 중요한 선거 이야기는 아래 기사를 통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선거의 해, 스트롱맨들 강세...전쟁 불길 꺼질까 커질까
10월 둘째 주 ‘원샷 국제뉴스’는 이상으로 마칩니다. 소중한 주말 보내시고, 다음 한주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21일 토요일에 다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