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 시각) 가자지구 국경 인근 도시 스데롯에서 이스라엘 군인이 하마스 무장세력이 장악하고 있던 경찰서로 향하는 도로를 봉쇄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 조직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한 채 보복 공습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고한 민간인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봉쇄 전술은 국제법에 어긋나는 만큼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10일(현지 시각)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개시한 가자지구 전면 봉쇄 전술이 국제인도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투르크 최고대표는 “이스라엘 당국은 가자지구 전면 봉쇄 명령을 내리고 전기·수도·식량·연료공급을 차단했다”며 “이는 해당 지역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심각하게 악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하마스에 대해서도 그는 “무장단체가 민간인 즉결 처형, 대량 학살 등의 혐의를 받는 것은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며 “인질로 잡은 민간인을 협상 카드로 사용하는 것도 국제법 위반으로, 절대 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지만, 이는 국제법과 국제인도법을 준수한 가운데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제 기구들도 봉쇄 전술이 초래할 민간인 피해에 우려를 표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11일 전면 봉쇄 상태인 가자지구에 인도적 구호물자가 반입될 수 있도록 통로를 확보해 줄 것을 주장했다. 그는 “가자지구 내 병원들은 현재 비상 발전기로 가동되고 있으며 (발전기용) 연료가 며칠 내에 고갈될 가능성이 크다”며 “생명을 구하는 데 필요한 일은 의료시설에 최대한 빨리 부족한 물품과 연료를 공급하는 일”이라고 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도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봉쇄는 민간인이 필수적으로 누려야 할 식량과 에너지 등이 부족해지는 상황을 더욱 악화할 것”이라며 적십자의 구호 인력이 활동할 여건을 만들어줄 것을 호소했다.

튀르키예는 더 높은 수위로 봉쇄 전술을 비판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자국 언론에 “인도적 지원을 차단하고 민간 시설을 폭격하면서 이를 전과로 제시하는 건 국가가 아닌 조직이 하는 행동”이라며 “이스라엘이 이처럼 행동하면 국가로 대우받지 못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에는 윤리가 있어야 하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 모두 이를 존중하는데 불행하게도 이 원칙이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모두에서 위반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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