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S-400 방공 시스템. / 로이터 뉴스1

미국 F-35 스텔스기도 잡는다던 1조6000억원(12억달러)짜리 러시아 S-400 트라이엄프 방공시스템이 우크라이나 무인 드론(UAV)에 속속 뚫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이번에 러시아 본토에 배치된 S-400을 공격해 파괴시켰다고 주장했다.

4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 등은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소식통을 인용해 SBU의 무인 드론이 러시아 벨고로드 인근 S-400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은 밤새 이뤄졌으며, SBU 소식통은 S-400에 가해진 피해 정도에 대해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소셜미디어에는 어두운 밤 상공에서 여러 차례의 폭발음이 들렸고, 도시의 전력이 끊긴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유됐다. 언론 보도와 소셜미디어 등을 종합하면 이날 오전 1시 30분부터 2시까지 도시 주변 여러 곳과 우크라이나 북동쪽 국경에서 약 35~40km 떨어진 벨고로드 인근 지역에서 최대 20건의 폭발이 발생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벨고로드, 브랸스크, 쿠르스크주 상공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31대를 격추했지만 사상자나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도시 주변의 러시아 방공망이 19개의 비행 물체를 파괴했으며 피해는 자동차 3대와 깨진 유리창 한 쌍이 전부”라고 밝혔다.

러시아 벨고로드 피해 상황. /텔레그램

러시아판 사드라 불리는 S-400 방공시스템은 트럭 탑재형 레이더, 이동식 지휘소 및 다중 미사일 발사 플랫폼으로 구성됐으며, 러시아는 이를 세계 최고의 대공 방어 시스템으로 평가하고 있다. 러시아 공식 성명에 따르면 S-400은 사거리 400km 안의 영공에서 모든 항공기를 탐지하고 격추할 수 있다. SBU 관계자는 이를 조롱하듯 “러시아인들은 S-400 트라이엄프(승리)의 새로운 이름을 생각해 보라”고 했다.

벨고로드 지역에 배치된 S-400 파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더 깊숙한 곳까지 공격할 수 있도록 영공 방어의 틈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군은 후속 순항 미사일 공격이 가능하도록 러시아 방공망을 뚫기 위해 S-400을 추적하고 파괴하는 작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키이우포스트는 밝혔다.

이번 공격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 본토에서 S-400을 최초로 공격한 사례다. 우크라이나 군은 러시아에 점령된 크림반도에 배치된 S-400을 공격한 바 있다. 지난달 14일 SBU와 우크라이나 해군의 합동 작전으로 예브파토리야에서 S-400을 공격했으며, 지난 8월 23일 우크라이나군은 타르칸쿠트 곶에 있는 올레니프카 마을 근처에서 S-400을 파괴했다고 보고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