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상원 외교위원장이자 민주당 중진인 밥 메넨데스(뉴저지) 상원의원이 뇌물 수수 혐의로 22일(현지 시각) 기소됐다.
뉴욕 맨해튼연방지검이 이날 공개한 39쪽짜리 공소장에 따르면 메넨데스의 혐의는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5년 한 차례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됐던 그는 2018년 1월 무죄 판결을 받았다. 몇 주 뒤 지금의 배우자이자 레바논 출신인 네이딘 메넨데스(결혼 전 이름은 네이딘 아슬라니안)와 사귀기 시작했다. 네이딘을 통해 뉴저지의 이집트계 사업가인 와엘 하나 등을 소개받은 메넨데스가 이후 이집트 카이로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 인적 사항 등 보안 사항인 정보를 하나에게 전달하고, 미국이 수백만 달러 규모의 무기를 이집트에 판매하는 과정에도 도움을 주었다고 검찰은 공소장에서 밝혔다. 당시 미국은 인권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이집트에 군사 지원 등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는데, 당시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였던 메넨데스가 이집트에 유리한 입장에 대신 서 주고 뇌물을 받았다는 것이다.
대가는 달콤했다. 검찰이 지난해 메넨데스의 자택 옷장을 압수 수색했을 때 하나 등으로부터 받은 현금 55만달러(약 7억3500만원)와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 상당의 금괴가 나왔다. 검찰은 또 고가인 벤츠 승용차를 받고, 주택 대출금 일부도 사업가들에게 대납시킨 혐의도 적용했다. 아내 네이딘은 뇌물 수수 공범으로 함께 기소됐다. 기소 후 메넨데스는 “나를 끌어내리기 위한 공작이 벌어지고 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도 외교위원장직을 내려놨다. 그는 27일 맨해튼연방법원에 출석해 기소 인부 절차를 밟게 된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메넨데스가 그간 조 바이든(미 대통령)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라서 기소됐을 수 있다”는 음모론이 공화당 쪽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메넨데스는 민주당이면서도 바이든의 외교 정책에 사사건건 제동을 걸어왔다. 독재를 피해 쿠바에서 탈출한 이민자의 자녀인 메넨데스는 공산 독재 국가에 강경한 태도인데, 바이든 정부는 쿠바와 대화 확대 등 관계 개선을 원해 충돌해 왔다는 것이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오바마 정부 때인 2015년에도 (메넨데스는) 미국과 이란이 맺은 핵 합의에 대한 모든 논의에 반대했다가 기소됐고 결국 무죄를 선고받았다”고 했다.
한편 검찰 기소가 있은 직후 한국계 앤디 김 뉴저지 하원의원이 내년에 메넨데스의 자리에 출마하겠다고 발표했다. 앤디 김이 공산국가와의 대화를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와 코드가 맞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출마를 두고) 물밑 조율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만약 그가 당선된다면 첫 한국계 상원의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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