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계묘년의 시간이 성큼 절반이나 지나갔습니다. 지구촌이 북반구와 남반구로 나뉘어 각각 여름과 겨울의 시작을 맞이하는 달입니다.

4월 15일 발을 뗀 조선일보 국제부 ‘이주의 세계지식’은 이번으로 9주차입니다. 오늘도 이번 주 월드 뉴스를 일곱 꼭지로 정리했습니다. 한 주를 마무리하는 주말, 딱 5분만 투자해 무심코 놓친 글로벌 이슈들을 점검하고 가면 어떨까요?

◇'美 자존심’ 골프 집어삼킨 오일머니… 사우디 LIV, PGA와 합병 선언

제이 모너핸 PGA투어 커미셔너와 야시르 알-루마얀 PIF 총재 가 지난 7일(현지 시각) 미국 CNBC방송에 출연해 PGA 투어와 LIV 골프 합병 선언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CNBC 유튜브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후원을 받는 골프 단체 리브(LIV) 골프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의 합병을 선언했습니다. 그간 ‘오일머니’를 스포츠에 쏟아부어 사우디 인권 문제를 가리려 한다는 비난을 받아온 LIV는 결국 막대한 자금력을 통해 세계 골프 중심으로 진입하게 됐습니다.

지난해 6월 첫 대회를 연 LIV는 출범 직후 PGA 투어 주요 선수를 고액의 상금과 계약금으로 유혹해 빼가면서 갈등을 촉발했는데요. PGA 투어는 LIV로 넘어간 선수들의 대회 출전을 금지했고, LIV는 PGA가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소송을 제기하며 충돌해 왔습니다.

이처럼 대립하던 두 단체가 갑자기 합병을 발표한 것이죠. 최근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과 사우디 관계에 긍정적인 전환점이 될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이번 합병은 공교롭게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사우디를 방문한 날 발표됐습니다. 미 정부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요? LIV와 PGA의 합병 뒤로는 어떤 외교전이 펼쳐지고 있었을까요?

궁금하신 독자께선 아래 기사들을 통해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자존심’ 골프 집어삼킨 오일머니

中 견제위해… 美, 삐걱대던 빈 살만에 ‘화해의 골프채’ 선물했나

911 유족들 “PGA, 사우디 돈 받고 우릴 배신”

◇美 덮친 최악의 대기오염… 캐나다 산불에 뉴욕까지 잿빛 하늘

2023년 6월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이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로 남하한 연기와 안개로 뒤덮인 가운데 타임스퀘어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최대 도시 뉴욕과 수도 워싱턴DC가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이 유발한 최악의 대기오염에 강타당했습니다. 캐나다 오타와 등 남동부 400여 곳에서 자연 산불이 발생한 데 이어, 이로 인한 연기가 북서풍을 타고 남하해 미 북동부가 매캐한 연기로 뒤덮였는데요.

지난 7일 뉴욕 거리는 인류 종말을 연상케 하는 붉은 하늘 아래 매캐한 연기가 가득했다고 합니다. 사무실과 학교, 상점 등 실내에도 연기가 파고들었죠. 코로나 종식과 함께 사라진 마스크도 다시 등장. 유치원·초등학교 등에선 야외 활동이 정지됐고 뉴욕 양키스 구장 메이저리그 야구 경기와 브로드웨이 뮤지컬 공연이 취소되는 등 혼란은 이어졌습니다.

이 같은 사태를 초래한 캐나다는 현재 어떤 상태일까요? 대규모 산불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아래 기사에 더 자세한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다.

캐나다 산불 올 들어 400건... 美 뉴욕까지 잿빛 하늘

9·11 분진 능가한 최악 대기오염... 뉴욕, 항공기 멈추고 야구경기도 취소

캐나다 두 달째 산불… 한국 면적 38% 불타

◇우크라 남부 댐 붕괴… ‘세계 식량난 심화’ 우려 커져

지난 7일(현지 시각)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헤르손주의 마을이 카호우카 댐 붕괴로 물에 잠겨 있다. 전날 새벽 댐이 폭파하며 엄청난 양의 물이 주변 마을을 덮쳐 주민 7명이 실종되고 수만 명이 대피했다./AP 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남부 노바 카호우카 댐이 파괴됐습니다. 댐 내부 기관실에서 폭발이 발생, 20여 개 수문 가운데 16개와 건물·제방 일부가 파괴됐고 수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댐 하류에 사는 4만여 명에게는 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댐에 인접한 노바 카호우카시(市)는 수위가 12m까지 상승했다는데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유럽연합(EU)은 댐 파괴를 러시아 소행으로 단정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댐 붕괴의 여파로 세계에 식량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댐의 파괴로 홍수가 일면서 하류 평야는 진흙과 화학 물질, 지뢰 등에 오염되고, 상류 농지는 물 부족에 처해 우크라이나의 농업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는 것인데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마르틴 프리크 독일 담당 국장은 7일 “댐이 붕괴해 대규모 홍수가 발생, 우크라이나 남부의 새로 심은 곡물이 훼손됐다”며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산 곡물에 의존해 온 전 세계 3억4500만명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공급의 10%, 옥수수 공급의 15%를 차지하는 세계 5위의 곡물 수출국입니다. 드니프로강 유역은 ‘유럽의 빵 바구니’라고 불릴 만큼 풍부한 농업 생산량을 자랑하는 비옥한 우크라이나 흑토 지대의 중심이죠.

이 밖에도 자포리자 원전의 냉각수 확보 총력전 등 더 많은 내용을 아래 기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우크라 댐 수문 16개 파괴… 복구 불능

”우크라 곡물 의존 3억4500만명, 댐 붕괴 타격”... 세계 식량난 심화될 듯

”댐 붕괴로 물이 사라진다”...자포리자 원전, 냉각수 확보 총력전

◇인도 21세기 최악의 열차 참사

열차 충돌 사고가 일어난 인도 오디샤주(州) 발라소레 지역에서 지난 3일(현지 시각) 구조대원들이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다./AP 연합뉴스

인도에서 여객열차와 화물열차가 충돌, 사망자 약 300명이 발생하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2000년 이후 발생한 인도 열차 사고 중 인명 피해가 가장 커 ‘21세기 최악의 참사’로 불리고 있는데요.

사고는 지난 2일(현지 시각) 인도 오디샤주 발라소레 지역에서 여객열차 2대와 화물열차 1대가 부딪치는 ‘3중 충돌’로 일어났습니다. 1차 충돌은 시속 130㎞로 달리던 ‘코로만델 익스프레스’(1257명 탑승)가 정차 중인 화물열차를 들이받으면서 발생했고, 맞은편에서 오던 하우라 수퍼패스트 익스프레스(1039명 탑승)가 여러 철로에 걸쳐 탈선해 있던 코로만델 익스프레스와 부딪히면서 2차 충돌이 발생한 것이죠.

이번 사고는 철로 진입 관련 신호 오류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인도 철도는 하루 평균 수송객은 900만명이 넘어 ‘경제의 생명선’이라고 불리는데요.

이 같은 인도 철도 98%는 1870~1930년 사이에 건설돼 심각한 노후화 문제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낡은 철로와 열차, 부실한 안전 관리 등으로 대형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이죠.

인도 철도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사고는 무엇이었을까요? ‘열차 시스템 개선’을 성과로 내세운 나렌드라 모디 정부는 이번 참사로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요?

아래 기사에서 함께 확인해보시죠.

인도, ‘19세기 철길’ 달리다 21세기 최악 열차 참사

◇美 역사상 최악의 스파이… 러시아에 20년간 기밀 빼돌린 FBI 前간부 사망

20년 넘게 소련 및 러시아 간첩으로 활동하다가 2001년 검거돼 종신형을 살고 있던 미 연방수사국(FBI) 방첩국장 출신의 로버트 핸슨(Robert Philip Hanssen). 그는 5일(현지 시각) 수감된 감옥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조선일보DB

20년 가까이 소련 및 러시아 간첩으로 활동, 검거된 뒤 종신형을 선고받았던 미국 연방수사국(FBI) 방첩 요원 출신 로버트 핸슨(79)이 5일(현지 시각) 감옥에서 숨졌습니다. 핵 전쟁에 대비한 미국의 전략까지 러시아 측에 넘겼던 핸슨의 ‘이중 간첩’ 사건은 지금까지 미 정보 기관 역사상 ‘최악의 재앙’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1944년생인 핸슨은 일리노이주 시카고 출신. 녹스단과대에서 화학 학사 학위를, 노스웨스턴대에서 회계학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회계법인에서 일하다 1976년 FBI에 입사했죠. 1978년 뉴욕 지부에 배속된 뒤 러시아 관련 첩보 임무를 맡게 됐다는데요.

그는 1985년 10월 일반 우편으로 구소련 시절 국가보안위원회(KGB)에 편지를 보내 정보와 금품을 교환할 것을 먼저 제안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신분을 ‘B’라고만 밝히고, 편지 겉봉에는 ‘라몬 가르시아’라고 썼죠.

핸슨이 KGB에 팔아넘긴 기밀 정보는 무엇이었을지, 또 그는 얼마의 대가를 챙겼을지 등 자세한 내용들이 아래 기사에 담겨 있습니다.

”美 역사상 최악 스파이” 러에 20년간 기밀 빼돌린 FBI 前간부 사망

◇도쿄 최대 번화가에 AI 카메라 100대

일본 도쿄 시부야구 스크럼블 교차로가 인파로 붐비고 있다./교도 연합뉴스

일본 도쿄의 대표적인 번화가, ‘스크럼블 교차로’로 유명한 시부야구에 다음 달 AI(인공지능) 카메라 100대가 설치됩니다. 시부야구는 새로 설치하는 AI 카메라를 통해 보행자들의 밀집도와 이동 방향, 체류 시간 등을 수집하기로 했습니다.

이 정보를 활용, 핼러윈(10월 31일)과 연말·연시 등 거리에 사람이 들어찰 때를 대비한 경비 인력 배치 전략을 발 빠르게 짜고 안전사고에 대비한다는 계획인데요. 일본은 저출산·고령화로 경비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AI 경비’가 유용하게 쓰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픽=양진경

시부야구는 평시(平時)엔 이 카메라를 상권 분석용으로 활용, 카메라 설치에 협조해주는 시부야 일대 가게에 제공할 방침입니다. 음식점이 몰려 있는 거리에서 수집된 유동인구의 특징에 대한 데이터 분석 자료를 자영업자가 받으면 계절·시간대에 맞춘 효율적인 종업원 배치, 식재료 준비 등이 가능해지죠.

일각에선 AI 카메라들이 보행자들의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해 침해할 수 있다는 이른바 ‘빅브러더’에 대한 우려도 나옵니다. 시부야구는 이에 대해 “촬영된 사진과 영상은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고 나서 즉시 파기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더 많은 내용은 해당 기사에서 직접 확인하시면 좋겠습니다.

”밀집참사 막는다” 도쿄 최대 번화가에 AI 카메라 100대

◇중국판 수능 가오카오에 역대 최다 1300만명 응시

중국의 대학 입학 시험 '가오카오'가 치러진 8일(현지 시각) 구이저우 성에서 시험을 마치고 담소를 나누며 시험장을 나서는 수험생들./조선일보DB

지난 7일 중국 대학 입학시험 ‘가오카오(高考)’에 역대 최다인 1291만명이 응시했습니다. 올해 입시를 치르는 2005년생 인구가 예년보다 많은 1617만명이고, 코로나 기간 재수생이 누적된 영향이죠.

역대 최고 입시 경쟁을 기록하자 타오바오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복주머니가 날개 돋친 듯 팔렸다고 합니다. 시험장 주변 숙소의 985·211호 객실은 일찌감치 예약됐는데, 두 숫자는 중국에서 명문대 상징으로 통하죠.

한 캐나다 남성은 올해 중국인 아내의 고향인 랴오닝성 가오카오 시험장 앞에 치파오와 보라색 속옷, 나이키 운동화를 갖춰 입고 등장했습니다. 중국어로 캐나다는 ‘자나다(加拿大)’인데, 첫 글자인 가(加)는 가점을 의미하고, 보라색 속옷을 입은 이유는 ‘즈딩(紫腚·보라색 엉덩이)’이 ‘즈딩넝싱’(指定能行·반드시 성공한다)이란 의미를 갖기 때문입니다. 나이키 로고는 중국 학교에서 채점할 때 맞은 문제를 표시하는 기호죠.

중국에서 ‘가오카오’는 신분 상승의 유일한 사다리로 인식된다고 합니다. 1949년 공산화와 1980년대 개혁·개방 이후 신분 이동이 어려워진 사회가 됐기 때문이죠.

개천에서 용이 되는 가장 확실한 기회가 ‘가오카오’인 셈입니다. 이벌찬 특파원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가 담긴 기사를 아래 링크에서 읽어보시죠.

”개천용 되는 유일한 사다리”… 중국판 수능, 역대 최다 1300만명 응시

6월 둘째 주 주요 월드 뉴스는 이상으로 마칩니다. 소중한 주말 보내시고, 다음 한주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17일 토요일에 다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