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미국 버지니아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소유 트럼프내셔널골프클럽에서 열린 LIV골프 대회에서 선수들이 우승자 축하 샴페인을 터뜨리는 모습. 미 프로골프투어는 지난 4월부터 극한 갈등을 벌이던 LIV 측과 합병 논의를 극비리에 진행, 지난 6일 합병을 전격 선언했다. '사실상 사우디가 외교와 골프 모두에서 승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USA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6일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와 전격 합병을 선언해 충격을 준 사우디아라비아의 골프 단체 이름은 ‘LIV’다. 통상 ‘리브’라고 읽는데 그 뜻은 무엇일까. LIV를 무엇인가의 영문 약자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은 숫자 ‘54′라는 뜻이다. 고대 로마에선 일곱 가지 로마자를 조합해 숫자를 표기했는데, 그중 50을 의미하는 L과 4를 의미하는 IV을 조합하면 LIV로 54라는 의미를 갖게 된다.

‘54′란 이름을 붙인 이유는 18홀 코스를 4라운드에 걸쳐 총 72홀을 도는 PGA 대회와 달리 LIV 대회의 경우 3라운드, 즉 54홀만 돌면 되기 때문이다. 54는 아울러 골프에서 ‘꿈의 숫자’로 여겨지기도 한다. 보통 한 라운드의 18홀 기준 타수의 합이 72타인데, 매 홀마다 버디(파 -1)를 성공하면 54타가 되기 때문이다.

54라는 숫자는 LIV의 CEO 그레그 노먼(68·호주)에게도 의미가 있는 숫자다. PGA 전설 중 한 명인 그는 메이저 대회에서 앞선 3라운드 동안 1위를 차지했지만 결국 마지막 날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우승컵을 빼앗긴 적이 6차례나 있다. 특히 1986년 한 해에 있었던 4대 메이저 대회에선 모두 3라운드까진 1등을 달렸지만, 한 번의 대회밖에 우승하지 못해 그에겐 ‘토요 그랜드슬램(saturday slam)’이란 별명이 따라다닌다. ‘LIV 룰’에 따랐으면 그가 더 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을 것이란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