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60일만 침대에 누워있으면 2500만원 드립니다.”
두 달간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누워있기만 하는 사람에게 수천만 원을 준다는 이색 공고가 등장했다. 듣기만 해도 달콤한 ‘꿀’ 아르바이트인가 싶지만, 사실 유럽우주국(ESA) 연구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ESA는 지난 23일(현지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주에서 인체가 경험하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BRACE(인공 중력을 이용한 침상 안정 및 사이클링 운동) 연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지난 4월부터 20~45세 남성 지원자 12명의 참여로 이어지고 있으며 7월까지 계속된다. 내년 1월부터 4월까지 후속 연구도 예정돼 있다.
60일 동안 진행되는 연구에 참여하는 대가는 한 사람당 1만8000유로(약 2560만원)다. 42만원이 넘는 하루 일당을 벌 수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하는 일은 정말 가만히 누워있는 것뿐일까? 침대는 수평 아래로 6도 기울어져 있다. 머리보다 발이 더 높은 위치에 있게 된다. 참여자들은 이 침대에 무조건 한쪽 어깨를 댄 채 생활해야 한다. 식사하거나 볼일을 볼 때, 샤워할 때도 마찬가지다. 심지어는 원심분리기처럼 회전하며 자전거를 타기도 한다.
이 모든 설정은 우주 생활에서 겪는 부정적인 신체 반응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중력이 약한 우주에서는 지구에서보다 머리 쪽에 피가 많이 쏠린다. 침대를 기울여 머리를 아래로 둔 이유다. 또 무중력으로 인해 근육과 뼈가 쇠약해지는데, 참여자를 계속 누워있게 함으로써 같은 환경을 만들었다. 실제 우주비행사들이 지구 밖에서 겪는 변화다. 특히 이번에는 우주에서의 운동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자전거 타기 실험도 진행한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이 지구의 환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약자나 병상에 누워 생활하는 환자들의 근육·뼈가 약해지는 현상이,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에서 겪는 신체 변화와 닮아있기 때문이다. ESA는 “우주에서 얻은 결과는 노인과 근골격계 질환, 골다공증 환자를 위해 더 나은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