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던 중국 코미디언 리하오스. 최근 공연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발언을 패러디했다가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 /웨이보

중국의 한 코미디언이 스탠딩 공연 중 시진핑 국가주석 발언을 패러디했다가 엄청난 최후를 맞게 됐다. 코미디언은 활동을 중단당했고 그의 소속사는 당국으로부터 20억원대 벌금과 재산 몰수 처분을 받았다.

17일 홍성신문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중국 문화관광부는 최근 코미디언 리하오스가 진행한 공연이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며 소속사 상하이샤오궈 문화미디어에 과징금 1335만3816위안(약 25억5000만원)을 부과했다. 또 부당 소득을 챙겼다는 이유로 135만 위안(약 2억5700만원)을 몰수하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소속사 측 공연을 무기한 중단하고 문제가 된 토크쇼를 주선한 기관과 공연장 관계자들을 조사해 처벌할 계획이다. 베이징시는 “인민군은 국가안보와 인민의 안녕을 지키는 강인한 수호자로 인민군의 이미지를 훼손하거나 인민군 장병에 대한 인민대중의 깊은 애정에 상처를 주는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며 “인민군을 웃음거리의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결과나 사회적 책임은 고려하지 않고 경제적 이익만 중시하는 행위를 단호하게 배격할 것”이라며 “문예인들은 창작 사상을 바로잡고 도덕 수양을 강화해 인민에게 정신적 양식을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화관광부도 “중국 자본을 무대 삼아 인민해방군의 영광스러운 이미지를 비방하는 기업이나 개인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문제의 공연은 지난 13일 베이징에서 열렸다. 무대에 오른 리하오스는 유기견 입양 경험담을 전하며 “유기견들이 다람쥐를 뒤쫓는 모습을 보니 ‘태도가 우량하고 싸우면 이긴다’(作風優良, 能打勝仗)는 말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이는 시 주석이 2013년 당 대회에서 새 인민군대 건설을 위해 내놓은 ‘12자 방침’ 일부를 따온 것으로, 시 주석은 “당의 지휘를 따르고(聽黨指揮) 싸우면 이기며(能打勝仗) 태도가 우량한(作風優良) 군대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리하오스의 발언에 당시 현장에 있던 관객 일부는 분노를 표했다. 시 주석의 방침을 유기견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빗대 국가 중대사를 모욕했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이 일은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했고 논란은 거세졌다. 결국 소속사는 지난 15일 “공연이 끝난 뒤 리하오스를 엄숙히 비판했고 반성할 것을 요구했다”는 성명을 내고 리하오스의 활동을 무기한 중단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