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랜스포머에서 자동차 캐릭터 '범블비'의 모델이 된 카마로 5세대./게티이미지

근육질 남성을 연상시키는 디자인과 경제성장기 상징으로 수십년간 미국 남성들의 ‘드림카’로 꼽혀온 스포츠카 ‘카마로’가 내년 1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제너럴모터스(GM)그룹의 주력 브랜드 쉐보레는 최근 자사 스포츠카 ‘카마로’가 2024년 1월 미국 미시간 공장 생산 물량을 끝으로 단종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카마로가 더 이상 생산되지 않으면 미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디트로이트에 남는 유일한 ‘포니카(pony car)’ 는 머스탱뿐이라고 보도했다. 포니카는 문이 2개인 스포츠카로, 고가의 정통 스포츠카에 비해 낮은 가격이 특징이다.

GM은 경쟁사 포드의 포니카 ‘머스탱’보다 3년 늦은 1967년에 카마로를 출시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카마로가 무슨 뜻이냐는 질문에 GM 관계자가 “(카마로는) 머스탱(말)을 잡아먹고 사는 사악한 동물”이라고 답했을 정도로 GM과 포드의 경쟁은 치열했다. 카마로는 프랑스어 고어로 ‘친구’라는 뜻이다.

카마로는 현재 6세대 모델까지 나왔고, 2010년에 출시된 5세대는 영화 ‘트랜스포머’에 나오는 자동차 캐릭터 ‘범블비’의 모델이 되어 화제가 됐다.

/게티이미지 1967년 GM 셰보레에서 출시된 카마로 1세대.

카마로의 단종은 수요 감소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카마로를 구입한 사람은 1979년 약 28만3000명에서 지난해 2만4652명으로 90% 넘게 줄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이 쇠퇴하면서 카마로와 같은 스포츠카들이 설 자리가 더욱 좁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1999년 1200만663대에서 2021년 915만4354대로 감소했다. 뉴욕타임스는 “복수의 GM 관계자가 카마로가 완전히 단종되지는 않는다고 암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마로가 전기차나 하이브리드형으로 다시 출시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전기차로의 전환은 특유의 엔진 굉음으로 유명한 카마로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