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주요 매체 일간 가디언은 200년 전 설립자들이 노예제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스스로 밝혔다. 가디언은 이에 대해 사과하며 피해자들에게 배상하기 위한 회복적 정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가디언을 소유한 스콧트러스트 측은 28일(현지시각) ‘노예 유산 보고서’를 발표했다. 앞서 2020년 7월 스콧트러스트는 가디언 창간자인 존 에드워드 테일러와 그의 동료들이 노예제와 연관이 있는지를 조사해 달라고 독립 연구원에게 의뢰했다. 스콧트러스트는 미국에서 촉발된 ‘흑인 목숨도 중요하다(BLM)’ 운동을 계기로 이 조사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테일러와 가디언 창간에 자금을 댄 맨체스터 면화 상인 11명 중 9명이 노예제와 관련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한 명인 조지 필립스 경은 자메이카 하노버에 있는 사탕수수 농장의 공동 소유주로, 노예를 부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가디언은 “나머지 두 명의 투자자에 대해서는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다”면서도 “그들 역시 (노예를 둔) 면화 상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송장 기록을 통해 테일러가 자신의 회사인 ‘셔틀워스, 테일러&코’를 통해 미국에서 목화를 받았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연구진은 사우스 캐롤라이나, 조지아의 농장과 연결점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농장 및 노예 소유주의 이름, 일부 노예의 신원도 알아냈다.
스콧트러스트는 “창립자가 인류에 대한 범죄에 가담한 부분에 대해 사과한다”고 했다. 스콧트러스트는 약 1000만 파운드(약 160억)의 자금을 투입해 향후 10년간 회복적 정의 기금을 운영하며 노예 후손 등에게 배상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정확한 배상액, 기금 관리‧검토를 담당할 자문 패널 구성 등 자세한 정보는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올 제이컵 선디 스콧트러스트 회장은 “이러한 사실을 투명하게 밝히고 사과하는 것이 가디언과 노예제 간의 역사적 고리를 푸는 첫 단계”라고 했다.
가디언 편집국장인 캐서린 바이너는 “설립자들의 행위는 반인륜적 범죄였다”며 “이런 끔찍한 역사는 저널리즘을 통해 인종차별, 불공정, 불평등을 폭로하고 권력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우리의 결의를 강하게 만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