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각)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 상공에서 미 해군 정찰기에 탑승한 CNN 기자가 중국 전투기를 보며 리포팅하고 있다./CNN

최근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중국 전투기와 미국 해군기가 150m 거리를 두고 대치하는 아찔한 장면이 포착됐다.

24일(현지시각) 미 해군 정찰기가 남중국해 상공을 비행하는 가운데 중국 전투기가 150m 거리에서 근접 경계 비행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NBC Meet the Press

24일(현지시각) CNN은 이날 미 해군 정찰기가 중국군 기지가 있는 파라셀 군도에서 30마일(약 48㎞) 떨어진 남중국해 2만1500피트(약 6553m) 상공을 비행하던 중 이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파라셀 군도는 남중국해의 중국 하이난섬 남쪽 336km, 베트남 동쪽 445km 지점에 위치한 지역이다. 당시 미 정찰기에는 CNN 소속 기자가 탑승하고 있었다.

남중국해 지도. 파라셀 군도는 남중국해의 중국 하이난섬 남쪽 336km, 베트남 동쪽 445km 지점에 위치해 있다./CNN

CNN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PLA)은 “미국 항공기, 중국 영공 12해리 안에 더 이상 접근하지 말라. 그렇지 않는다면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경고 방송을 내보냈다. 몇 분 뒤 공대공미사일을 장착한 중국 전투기가 미 정찰기 좌현에 나타났다. 중국 전투기는 500피트(약 152m) 떨어진 곳에서 거리를 유지하며 비행했다.

CNN은 “중국 전투기가 매우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고개를 돌려 미 정찰기를 쳐다보는 조종사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24일(현지시각)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 상공에서 미 해군 정찰기에 150m 거리로 접근한 중국군 전투기 조종사 모습./NBC Meet the Press

당시 상황이 담긴 보도영상을 보면 이반 왓슨 CNN 기자는 창밖으로 중국 전투기를 쳐다보면서 “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중국 전투기가 가까이 있다. 꼬리의 붉은 별과 무장한 미사일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15분쯤 이렇게 따라붙은 것 같다. 몇 백 피트도 떨어지지 않은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이 놀랍다”고 했다.

미 정찰기 조종사인 니키 슬로터 중위는 무전으로 “PLA 전투기, 여기는 미 해군 P-8A다. 우리는 당신을 왼쪽 날개에서 떨어뜨린 뒤 서쪽으로 이동할 것이다. 당신들도 그렇게 해주기를 요청한다”고 했다. 중국 전투기에서는 어떤 응답도 없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비행이 끝난 뒤 해군 사령관 마크 하인스는 “남중국해의 또 다른 금요일 오후라고 말하고 싶다”며 이러한 상황이 일상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침묵은 불확실성을 남긴다”고 했다. 그는 “응답이 없을 때마다 질문이 남는다. 뭐라고 했는지 그들이 이해했을까? 우리의 의도를 이해한 걸까? 우리가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했나? 등이다”라고 했다.

CNN은 “미 국방부는 선박, 항공기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에서 정기적으로 운항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미군의 주둔이 국가 간 긴장을 고조시기키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