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남부 쿠트로 인근 해변에서 구조된 이주민들이 담요를 덮고 앉아 있다./AP연합뉴스

이민자들을 태운 목선이 이탈리아 남부 해안의 바위에 부딪혀 난파했다. 이 사고로 어린아이를 포함해 최소 62명이 숨졌다고 로이터·AP통신 등이 26일(현지시각)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주(州) 크로토네 인근 바다에서 목선이 암초와 충돌하며 난파됐다. 해안에는 부서진 선박의 잔해가 흩어져 있다.

현지매체는 생존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 배가 200명 이상의 승객을 태우고 5일 전 튀르키예에서 출발했다고 전했다. 이 사고로 생후 수개월 된 아기와 8세 소년 등 어린이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난파된 선박 잔해가 해안에 떠밀려와 있는 모습./AP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은 한 관계자를 인용해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가 62명이라고 전했다. 이탈리아 국영TV도 천으로 덮인 시신들이 크로토네에 있는 스포츠 경기장으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쿠트로시의 안토니오 체라소 시장은 사망자 가운데 여성과 어린이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지매체와 인터뷰에서 “당신이 평생 보고 싶지 않은 광경이고 끔찍한 광경이다. 아마 평생 기억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헬리콥터와 경찰 항공기, 주 소방대, 해안 경비대, 국경수비대 선박을 투입해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지 어부들도 생존자 수색에 나섰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칼라브리아 해안의 난파선 희생자들과 살아남은 다른 이주민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자”며 애도를 표했다. 이어 “피난처와 안식을 제공하는 이들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난민 정책과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취해혼 극우성향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성명을 내고 “‘인신매매범’들에 의해 갈가리 찢긴 많은 인명들에 대해 깊은 슬픔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성‧여성‧아이들이 안전한 항해가 될 것이라는 잘못된 기대로 산 표값을 목숨으로 치르게 되는 것은 비인도적”이라며 밀입국자 단속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