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다. 아직 살아있다!”

11일 오후(현지 시각) 튀르키예 남부 안타키아의 한 주택 매몰지. 구조견을 앞세우고 생존자를 수색하던 대한민국 긴급구조대(KDRT) 대원의 다급한 목소리에 터키 구조대원들이 몰려들었다. “내 목소리가 들리느냐”고 묻자 “예”라는 희미한 대답이 들려왔다. 눈물이 글썽한 한 터키 구조대원이 KDRT 대원의 등을 두드리며 “촉 테쉐큘 에데림(정말 고맙다)”라고 말했다.

튀르키예 남부 안타키아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는 KDRT가 11일 또 3명의 생존자를 구해냈다. 이날 오전부터 구조 활동에 나선 KDRT는 “제발 우리 어머니를 좀 구해달라”는 한 현지 주민의 요청으로 급하게 안타키아 북동쪽의 한 마을로 출동, 오후 2시쯤 65세 여성을 구하는 데 성공했다. KDRT 측은 “최선을 다했지만, 함께 매몰되어 있던 남편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며 안타까워했다.

KDRT는 이어 오후 4시 안타키아 재난 당국 요청으로 18명의 구조팀을 다시 보내 4시간 만에 어머니(51)와 아들(17) 모자를 구해냈다. 이들의 가족인 도오우씨는 “TV에서만 보던 한국인들에게 이런 큰 도움을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이 은혜를 꼭 갚고 싶다”고 했다.

한국인 자원 봉사단도 이곳에서 긴급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현삼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장이 이끄는 7명의 한국인과 10여 명의 현지인들은 8일부터 안타키아 곳곳을 누비며 구호품을 이재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한국기독교연합 봉사단은 “신속한 지원이 하나라도 더 생명을 살리는 길”이라며 사흘 만에 쌀 1.2t, 밀가루 3t, 빵 3000개, 담요 3900개 등을 나눠줬다. 영하의 날씨에 필요한 담요를 선물받고 감사하는 튀르키예인들이 많다고 한다. 조 단장은 “시내에서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도 외부의 도움이 전혀 닿지 못하고 있다”며 “쌀과 담요, 분유를 나눠주는 우리 손을 잡고 ‘고맙다’며 평펑 울어서 나도 같이 울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