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의 한 클럽에서 사람들이 테크노 음악을 즐기고 있다./조선일보DB

독일 베를린 당국이 코로나로 멈춘 청년 문화 활동을 돕기 위해 클럽 입장료로 50유로(약 6만8000원)씩 지원한다고 베를리너차이퉁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베를린 상원은 지난달 25일 관내에 거주하는 18~23세 청년들에게 테크노클럽 등 문화 예술 시설에서 사용할 수 있는 50유로짜리 선불카드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집세 등 생활 물가가 치솟으며 문화 활동과 멀어진 젊은이들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클라우스 레더러 베를린 상원 의원은 “모든 베를린 시민이 다양한 예술과 문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베를린 청년들은 이달부터 오는 4월 30일까지 50유로가 충전된 선불카드로 아바(Ava)·부셰(Busche)·카시오페이아(Cassiopeia) 등 베를린 클럽 9곳을 이용할 수 있다. 박물관과 공연장, 영화관 등 문화 시설 200여 곳에서 쓸 수 있다. 베를린 클럽위원회는 “청년들이 오페라 공연장이나 박물관에 갈 수 있겠지만, 분명히 클럽을 더욱 선호할 것”이라며 “클럽 문화가 정책의 일부가 돼 기쁘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도이치벨레 등 현지 매체들은 “1989년 베를린장벽 붕괴 이후 동쪽 슈프레강 변을 중심으로 테크노클럽 문화가 발전했다”며 “베를린은 클럽 연 매출이 약 15억유로(약 2조300억원)에 육박하는 ‘유럽 테크노 음악 중심지’가 됐다”고 전했다. 앞서 독일 대법원은 지난 2020년 11월 테크노 음악을 문화 예술 장르로 인정, 19%였던 클럽 입장권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공연장 등 문화 시설 기준인 7%로 낮췄다. 지난해 7월 베를린에서는 “클럽 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거리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