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50개 주를 순회하는 대선 경선의 출발지로 아이오와주 대신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선택했다. 인종 다양성을 더 반영하기 위해 백인 비중이 높은 아이오와주 대신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첫 경선지로 삼겠다는 것이다.
미국 CBS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4일(현지 시각) 내년 첫 경선지를 사우스캐롤라이나주로 변경하는 개정안을 투표로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르면 2024년 민주당 대선 경선은 2월 3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시작해, 6일 뉴햄프셔와 네바다주, 13일 조지아주, 27일 미시간주 순으로 치러진다. 제이미 해리슨 DNC 의장은 “개정안 통과로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흑인 유권자와 라틴계가 세력을 확장한 네바다, 노동조합이 미국의 중산층을 키워온 미시간이 경선 과정의 선두에 서게 됐다”면서 “이제야 민주당이 미국의 현재 모습을 반영하게 됐다”고 했다.
이로써 1972년부터 대선 후보 결정을 위한 첫 경선지로 ‘대선 풍향계’ 역할을 해왔던 아이오와주는 순서가 뒤로 밀리게 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2월부터 유권자 중 90% 이상이 백인인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 대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예비선거를 첫 경선으로 삼자고 제안했다. 아이오와주는 일반 유권자들이 투표하는 ‘예비 선거’ 방식이 아닌 당원들만 참석해 대의원을 선출하는 ‘당원대회’ 방식으로 ‘인디언 간부회의식’ 투표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가 경선 날짜를 바꿀 수 없다고 반발하고 나서면서 실행되기까지 혼란이 예상된다. 리타 하트 아이오와주 민주당 의장은 경선 날짜를 바꾸면 “아이오와와 미국 농촌에 등을 돌렸다는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햄프셔주의 경우 주 법률에 따라 다른 주들보다 일주일 먼저 첫 예비선거를 치러야 한다. 조앤 다우델 뉴햄프셔주 DNC 위원은 “주법을 일방적으로 변경할 수 없으며, 주 내 공화당원들은 이미 이 개정안을 무기화하고 민주당을 공격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에게 유리할 것 같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첫 경선지로 삼은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후보경선 중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크게 패했다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역전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햄프셔 유세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경선 일정을 바꾼 것은 2020년 뉴햄프셔 경선에서 굴욕적인 패배를 했기 때문”이라며 “그는 정치적 전통을 잔인하게 망가뜨리면서 뉴햄프셔 유권자들에 복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