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미국의 한 학교 급식 담당관이 코로나 대유행 기간 학교가 문을 닫은 동안 닭 날개 1만1000상자 등 약 18억원어치에 달하는 식자재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2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최근 일리노이 검찰은 시카고 남부 교외도시 하비를 관할하는 일리노이 152학군의 급식 담당관 베라 리델(66)을 절도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리델의 범행은 코로나로 학생들이 온라인 원격수업을 받던 2020년 7월부터 시작돼 지난해 2월까지 이어졌다. 해당 교육구는 학교가 문을 닫았음에도 학생들을 위한 식사를 준비해 가족들이 픽업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 매체 WGN에 따르면 해당 학군의 학생 80% 이상이 저소득층이다. 그동안 리델은 정기적으로 식품 유통 업체에 연락해 식재료 약 150만 달러(약 18억 3800만원)어치를 무단 주문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닭 날개의 경우 뼈가 있기 때문에 학교 식당 메뉴에 포함되지 않음에도 리델은 19개월 동안 1만1000상자를 주문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리델은 교육구가 계약을 맺고 있던 식자재 공급업체에 닭 날개를 주문한 후 교육구 소유 차량을 갖고 가서 픽업했다”며 “그러나 그 식재료들은 관할 학교들에 배분되거나 학생들에게 제공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리델의 이같은 행각은 지난달 해당 학군의 정례 감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감사 결과 급식 관련 부서 지출이 연간 예산을 30만 달러(약 3억 6800만원)나 초과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후 조사를 통해 리델이 식재료를 수백건 이상 무단 주문한 사실이 밝혀졌다.

리델과 거래한 식자재 공급업체 ‘고든 푸드 서비스’는 “엄청난 양의 닭 날개를 구매해 직원 모두가 리델을 알 정도”라며 “교육구 측이 모든 구매를 승인한 줄 알았다”고 말했다.

현재 리델은 법원에서 보석금 15만 달러(약 1억8천만 원)를 책정 받고 관할 교도소에 수감됐다. 리델이 그 많은 양의 닭 날개를 어디에 사용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