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수영장에서 백인 남성들이 흑인 소년들에게 피부 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고, 급기야 폭행까지 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번 사건으로 남아공 현지는 들끓었다. 급기야 대통령까지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냈다.
2일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난해 크리스마스 당일 남아공 프리스테이트주 블룸폰테인의 마셀스푸어트 리조트 수영장에서 백인 남성 3명이 흑인 소년 2명의 목을 조르는 등 폭행을 가하는 일이 벌어졌다. 남성들은 수영장이 ‘백인 전용’이라고 주장하며 소년들을 쫓아내는 물리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상황은 현장에 있던 한 이용객에 의해 촬영됐고,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로 일파만파 퍼졌다. 영상을 보면, 한 백인 남성이 한 흑인 소년을 때린 뒤 목을 움켜쥔다. 소년이 남성의 배를 치며 저항하자, 다른 남성이 가세해 폭행을 가한다. 결국 소년은 이용객들을 향해 “경찰을 불러달라”고 외친다.
남성들은 또 다른 소년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등 폭행을 멈추지 않는다. 급기야 소년의 머리를 움켜쥔 뒤 물 밑으로 집어넣기까지 한다. 물고문이나 다름 없는 행동이었다.
경찰은 폭행 및 모욕 혐의로 요한 넬(33), 얀 스테파누스 반 데르 베스트후이젠(47), 코부스 클라센(48) 등 3명을 체포했다. 특히 클라센은 소년의 목을 조르고 머리를 물 아래로 밀쳐 넣는 등의 행위를 하는 등 살인미수 혐의도 받고 있다.
클라센은 블룸폰테인 치안법원에 출두한 뒤 2만랜드(약 148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구속을 면했다. 다른 두 사람도 경고 처분을 받고 풀려났다. 이들의 재판은 오는 25일 열릴 예정이다.
현지에서는 공분이 일었다. 시민들은 “과거 백인이 흑인에게 공공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고, 화장실을 따로 쓰게 하던 것과 다를 바가 뭐냐” “수십년전에 이뤄지던 차별이 2022년에 그대로 재현됐다”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통해 정의가 무엇인지 보여줘야 한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번 사건을 규탄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모든 인종차별을 정당화하고 변호하는 시도를 막아야 한다”며 “성인이 청소년을 상대로 이렇게 쉽게 폭력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개탄스럽다”고 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법 아래 인종차별자들이 숨을 곳이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