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지명자. /로이터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지명자가 새 내각에 극우 성향 정치인을 대거 포진하면서 중동의 아랍권과 국제사회의 반발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대 민족주의를 앞세운 이들의 반(反)팔레스타인 정책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을 악화해 중동 정세를 더 불안하게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 지명자는 8일(현지 시각) 초(超)정통파 유대교 정당 샤스(Shas)와 연정 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샤스당은 유대교 율법과 유대 민족주의를 내세운 극우 성향 정당으로, 이번 조기 총선에서 11석을 얻으면서 네타냐후의 리쿠르당(32석)에 이어 우파 진영 내 제2당이 됐다. 로이터 통신은 “독실한 시오니즘, 오츠마 예후디트, 토라유대주의연합(UTJ), 노움 등에 이어 샤스당과도 연정 협약을 맺으며 네타냐후의 우파 연합이 64석의 과반수 의석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는 총 120석이다.

네타냐후는 이들 정당에 주요 장관직을 배분했다. 반팔레스타인 단체 출신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오츠마 예후디트 대표에게 경찰권과 국경 통제권을 갖고 있는 국가안보장관을 맡겼다. 유대 율법과 신에 대한 순종을 강조하는 베잘렐 스모트리히 독실한 시오니즘당 대표에겐 재무장관직을 주기로 했다. 반(反)아랍·반성소수자 노선의 선봉에 선 아비 마오즈 노움 대표에겐 교육 담당 장관을 맡기고, 요르단강 서안 정책을 담당하는 네게브·갈릴리 개발 장관도 극우에 할당했다. 모두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관련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직들이다.

네타냐후는 지난해 탈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장관이 될 수 없는 샤스당 대표에게 부총리직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의회에서 법을 고치겠다”며 헤르초그 대통령에게 11일까지인 정부 구성 시한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예시 아티드 등 야당은 즉각 “정치적 이득을 위한 법 유린 행위”라며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중동의 아랍권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무부는 “벤-그비르 등 극우 정치인의 중용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계에 재앙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세력 하마스도 “차기 이스라엘 정부가 국수주의적이고 극단적인 정책을 펼치려 한다”고 강력 비난했다. 미국도 견제에 나섰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최근 “유대인 정착촌 확대와 요르단강 서안 병합 등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평화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 전망을 훼손하는 (이스라엘 극우의) 정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네타냐후 새 정부의 극우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 표명이자 경고”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