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32)를 억류 10개월 만에 석방했다고 외신이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8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 공항에서 러시아 무기상 빅토르 부트와 교환돼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앉아 있는 브리트니 그라이너./TASS 연합뉴스

이날 AP통신과 CNN방송 등은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 조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 측과 협상을 통해 그라이너를 미국에서 복역 중인 러시아인 무기상 빅토르 부트와 맞바꿨다고 전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성명을 통해 미국에 수감된 부트와 그라이너를 교환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공항에서 맞교환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 관계자는 “오랜 기간 부트의 석방에 대해 미국과 협상했다”며 “미국이 부트를 교환 계획에 포함하는 데 대한 대화를 거부했지만, 러시아는 동포를 구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8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 공항에서 그라이너(맨 왼쪽)와 러시아 무기상 빅토르 부트(오른쪽 두번째)의 교환이 이루어 지고 있다./TASS 연합뉴스
8일(현지 시각) 미국 농구선수 그라이너와 맞교환 돼 풀려난 러시아 무기상 빅토르 부트가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에 앉아 있다./TASS 연합뉴스

WNBA 피닉스 머큐리 소속으로 시즌 후 러시아팀에서 활동하던 그라이너는 지난 2월 휴가를 마치고 러시아에 입국하는 과정에 마약 밀반입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지병 치료를 위해 합법적으로 의료용 대마초를 처방받았고, 급하게 짐을 싸다 실수로 이를 넣었을 뿐 법을 어길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러시아 법원은 지난 8월 그라이너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지난 8월 4일 대마초 불법 소지 혐의로 기소된 미국여자농구(WNBA) 농구선수 브리트니 그라이너가 모스크바 인근 법정을 나서고 있다. 8일(현지 시각) 미국 정부는 러시아와 협상을 통해 그라이너를 미국에서 복역 중인 러시아인 무기상 빅토르 부트와 맞바꿨다고 전했다./AFP 연합뉴스

그라이너와 함께 교환 논의가 이뤄졌던 미국인 폴 휠런은 여전히 러시아에 수감 중으로, 현재 교환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휠런은 미 해병대 출신의 기업 보안 책임자로 2020년 스파이 혐의로 체포돼 징역 16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