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국왕의 차남 해리 왕자가 5일(현지 시각) 영국 왕실이 ‘더러운 게임(dirty game)’을 한다고 비난했다. 해리 왕자는 이날 공개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해리와 메건’ 2차 예고편에서 “(왕실) 가족에는 서열이 있고, (사생활) 유출과 이야기 꾸며내기가 있다”고 밝혔다. 해리 왕자는 또 “왕실에 시집을 오는 여성들에게는 떼를 지어 몰려오는 (파파라치로 인한) 고통이 있다”면서 “나는 몹시 두렵고, 역사가 반복되기를 바라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상에는 해리의 어머니인 고(故) 다이애나빈이 파파라치에게 시달리는 모습과 해리 부부의 모습이 나타났다. 앞서 지난 1일 공개된 1차 예고편에서 해리 왕자는 “아무도 닫힌 문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지 못한다”면서 “나는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고 말했다.

영상에서는 또 해리·메건 부부가 소셜미디어 악플로 인해 고통받았다고 전했다. 영상에는 해리 왕자가 얼굴을 손으로 감싸고 있으며 곁에는 노트북 컴퓨터를 들고 지켜보는 만삭의 부인 메건 마클이 나온다. 소셜미디어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부지는 “이건 증오와 인종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영상에 대해 영국 왕실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영국의 많은 언론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해리 왕자 부부가 왕실을 향해 선전포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넷플릭스와 해리 왕자 부부의 사업체인 아치웰이 공동 제작했다.

영상 공개 시기를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넷플릭스는 이달 1일 1차 예고편을 냈으며, 이번 예고편은 2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해리 왕자 부부의) 다큐멘터리 예고편이 윌리엄 왕세자 부부가 미국 순방을 하는 시기에 공개됐다”면서 “왕실로서는 곤란한 순간”이라고 보도했다. 게다가 왕실로서는 지난달 29일 윌리엄 왕세자의 대모인 수전 허시(83)가 흑인 자선단체 대표에게 “진짜 어디서 왔느냐”는 식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가 왕실 직책에서 물러난 악재까지 있다.

해리 왕자는 할리우드 배우 출신인 미국인 메건과 지난 2018년 결혼했다. 해리 왕자 부부는 2020년 1월 왕실에서 탈퇴한 뒤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