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당국의 금융 규제를 비판하고 나서 공개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던 마윈(58) 중국 알리바바 그룹 창업자가 일본 도쿄에 머물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F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마윈이 약 6개월 전부터 가족과 함께 일본 도쿄 중심부와 교외의 온천, 스키장 등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마윈 회장이 도쿄에서는 개인 요리사와 경호원을 데리고 다니며 공개 활동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윈 회장은 도쿄 번화가인 긴자와 마루노우치 금융가 주변의 회원제 클럽에서 사교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윈은 2020년 10월 한 금융 포럼에서 “중국 당국의 금융 규제가 혁신을 질식시킨다”는 취지의 비판 발언을 한 뒤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중국 당국은 마윈의 비판 발언 이후 알리바바의 핀테크 자회사인 앤트 그룹의 홍콩·상하이 주식 시장 상장 절차를 중단시키고, 본격적으로 중국 내 ‘빅테크 기업 길들이기’에 나섰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4월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182억위안(약 3조3644억원)의 과징금을 냈다.

중국 당국의 압박 속에 마윈이 두문불출하면서 한때 실종설과 체포설이 돌기도 했다. FT는 그가 중국을 떠나 해외로 나간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강력한 코로나 제로 정책으로 상하이 등 주요 도시가 봉쇄된 이후라고 설명했다. 마윈은 상하이 인근 도시 항저우에 자택을 갖고 있다.

마윈은 중국 당국과의 충돌 이후 스페인·네덜란드 등 여러 나라에서 목격됐다. FT는 마윈이 일본 체류 중에 미국과 이스라엘도 정기적으로 여행했다고 전했다. 수채화 그리기에 관심을 보이는 등 열성적인 미술품 수집가가 됐다는 일본 미술 관계자의 발언도 소개했다. 마윈은 지난 7월 네덜란드의 한 대학을 찾아 자신의 삶을 농업과 식량 문제에 헌신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