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미착용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이란 배우 헹가메 가지아니가 체포됐다./유튜브

이란 유명 여배우가 히잡 착용을 거부하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체포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20일(현지시각) 배우 헹가메 가지아니(52)가 최근 시위를 선동하고 지원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가지아니는 지난 19일 인스타그램에 “마지막 게시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영상을 올렸다.

/유튜브

영상엔 테헤란 거리 한복판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채 정면을 응시하다 뒤돌아 머리를 묶는 가지아니의 모습이 담겼다.

가지아니는 “지금부터 내게 무슨 일이 생기든 나는 숨을 거둘 때까지 이란 국민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사법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가지아니를 비롯한 8명이 소셜미디어에 도발적인 게시물을 올린 혐의로 체포됐다.

이 밖에 이란 축구팀 감독인 야흐야 골모함마디와 유명 배우 미트라 하자르, 바란 코사리 등도 붙잡혔다. 골모함마디 감독은 앞서 이란 국가대표팀이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 정부에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인물이다.

이달 초 히잡을 쓰지 않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주목 받은 다른 유명 배우 타라네 알리두스티는 이번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란에 남아 시위 도중 살해되거나 체포되는 이들을 돌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13일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을 쓰지 않아 머리카락이 보인단 혐의로 체포됐다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테헤란을 비롯한 주요 지역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당시 경찰이 아미니의 머리를 진압봉으로 폭행했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경찰 당국은 이를 부인했다.

의문사에 대해 항의하는 이른바 ‘히잡 시위’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시위는 반정부 시위로 확산했다. 이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해당 시위로 어린이 40명을 포함해 최소 277명이 숨졌으며 1만4000명 이상의 시위대가 체포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