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각)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존’에 올라온 영상./텔레그램

최근 러시아의 민간 용병 기업에 고용됐다가 친(親)우크라이나파로 전향한 한 남성이 처형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포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언론이 와그너 그룹과 연계됐다고 밝힌 여러 채널 중 하나인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존’에 ‘복수의 망치’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예브게니 누진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남성이 잔인하게 살해되는 장면이 담겼다.

매체는 전직 용병이었던 누진이 지난 9월 우크라이나로 전향했으며, 지난 10월 키이우에서 납치돼 와그너 측 지하실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그레이존은 “이 영상은 지난 9월4일 전선에서 탈출해 우크라이나군에 자발적으로 항복한 와그너 그룹의 전 멤버 누진의 모습을 보여준다”며 “포로로 잡힌 그는 즉시 그가 알고 있는 정보와 사실이 아닌 것들을 말했고 우크라이나 측으로부터 면죄부를 받기를 원했다”고 적었다. 이어 “심지어 지난 10월12일 누진은 우크라이나 언론 인터뷰에서 그들을 위해 싸우고 싶다고 말했고, 우크라이나 관중들도 그의 진실성을 믿었다”며 “키예프 수사 중 갑자기 사라진 배신자는 전통적인 와그너식 처벌을 받았다”고 했다.

이 영상에는 머리 한쪽에 벽돌을 놓고 테이프로 이를 둘둘 감아 붙인 누진의 모습이 담겼다. 누진은 “머리를 맞고 의식을 잃은 상태로 이 지하실에 왔다”며 “그들은 내가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누진의 말이 끝나자마자 뒤에 서있던 한 남성이 그를 향해 대형 망치를 휘둘렀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누진은 그대로 뒤로 쓰러졌고 남성은 다시 한 번 누진의 머리를 내려쳤다.

블라디미르 푸틴의 측근으로 알려진 와그너 그룹 창설자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 영상에 대해 “개는 개에 걸맞은 수준의 죽음을 맞는다”며 “누진은 의도적으로 국민들과 동지들을 배신했다. 그는 배신자였다”고 했다.

프리고진은 다른 러시아인들을 향해서도 “총기를 버리고 적군에게 넘어가는 것만이 반역자가 아니다”며 “일부 반역자들은 조국의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고 사무실에만 틀어박혀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들 중 일부는 현실의 문제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중립국으로 보이는 나라로 향한다. 그들 역시 반역자”라고 했다.